[이경주 칼럼] 중국 대공습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최근 중국의 행보가 위협적이다. 자국의 시장기반과 자금력을 동원해 미국, 유럽 및 한국을 정조준하면서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1978년 등소평이 집권한 후 사회주의적 시장 경제체제를 주창하면서 개혁과 개방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1990년대에 사유재산권 인정과 민영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회사법을 제정하는 등 헌법 개정을 단행했다.
이어 2001년도에는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면서 중국시장을 개방하고 국유기업의 민영화와 아시아 국가들과 FTA체결을 통해 개방과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 시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미국을 위협하는 G2국가로 급부상했으며 2014년부터 차이나 3.0 시대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시장 경제 체제를 갖추게 됐다.
현재 시진핑 시대에 들어와서는 기술력 및 브랜드 파워를 가진 미국 및 유럽계, 일본계 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하고 있다. IBM의 PC 사업부 인수, GE 가전사업부 인수, 캐나다의 Nexen Energy 인수, 볼보자동차 인수, 일본의 파나소닉, 백색가전도 인수했다. 또한 '인터스텔라'와 '쥬라기월드', '행오버' 등 히트 영화를 제작한 미국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와 영화관 체인기업인 AMC 인수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영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의하면, 중국은 우리나라 기업을 작년에 전년대비 3배나 늘어난 33건을 인수·합병했다. 특히 제조업체를 주로 인수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난해는 보험,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이 73%를 차지했다. 즉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문화콘텐츠 기업 중심으로 인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해외기업 인수 합병에 주력하는 이유는 중국경제 공급과잉의 주범인 철강, 시멘트, 석탄 산업등 2차 산업혁명의 산업 군에서 향후 제 4의 산업혁명의 신 성장동력 산업 중심인 반도체, 바이오, 헬스케어쪽 분야 기업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를 목표로 하여 중국의 국영 반도체기업 XMC는 28일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사이프레스와 공동으로 240억달러(약 27조9744억원) 규모의 메모리칩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칭화 유니그룹 역시 반도체 생산 공장 건립에 300억달러(약 34조968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4년 6월 '국가집적회로(반도체)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면서 총 1200억 위안(약 21조4400억원) 규모의 정부 펀드를 마련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꾀하고 있다. 또한 이에 관련된 핵심인력을 연봉에 제한 없이 모셔가고 있어 관련기업체들이 핵심인력유출 방지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미 중국은 인터넷 상거래부문, 항공우주, 군사부문, 바이오등 제반 분야에서 규모나 영역을 훨씬 한국을 앞질렀고 조만간 휴대폰, 가전부문 등 한국의 IT핵심사업도 추월당하는 것이 시간의 문제일 정도로 힘겨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국내 모 대학 교수는 이대로 있다간 한국의 간판회사인 삼성전자가 10년 안에 망할 수 있다는 책을 발간하는 등 우리나라 국민들도 계속되는 경제침체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급변하는 세계 경제대국간의 패권 경쟁에 우리나라 정치권은 국민의 먹거리와 관계가 먼 정권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제 4의 산업혁명 주도권 다툼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체는 좀처럼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의존도가 계속 심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조기에 구축하지 못한다면 우리 다음세대, 아니 불과 5년이내 중국의 하청국가로 전략할까 심히 우려 된다.
중국은 더 이상 우리의 수출국이 아니고, 우리의 주력산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할 피할 수 없는 거대한 경쟁국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먹거리인 제 3차 산업혁명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세대 먹거리인 제 4차 산업혁명에 중심이 되는 미래, 핵심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촉구한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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