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칼럼] 새로운 영웅을 기다리며
누구든 연말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계획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게 마련이다. 특히 기업은 임원인사에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떤 임원은 현직에서 물러날 것이고 어떤 임원은 승진되고 발탁될 것이다. 회사는 이러한 인재 재구성을 통해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완성시켜 나간다.
우리나라는 정주영, 이병철, 구인회 등 창업 1세대인 3인의 영웅들이 “하면 된다” 라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완성시켰다. 이후 섬유, 조선, 철강, 건설, IT 분야에 불세출의 전문 경영인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선진국 문턱까지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미래가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경제성장률은 3%를 넘기기가 쉽지 않고, 고령화와 저출산, 해마다 늘어나는 국가 및 가계부채,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실업 증가 등 희망적 지표를 찾기 힘들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은 결국 사람이다. 모든 경영자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사업의 성패는 어떠한 인재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국가가 잘 되려면 천재급 또는 영웅적인 리더가 나와야 한다.
미국은 2008년 9월 리먼 사태 이후 약 4조5000억 달러의 양적완화 정책 시행과 더불어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IT 영웅들을 만들어내면서 세계 최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04년에 마크 주커버그가 설립한 페이스북은 모든 사람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장점을 앞세워 현재 시가총액이 30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전자책으로 유명한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상품 카테고리를 지구상에서 선택권이 가장 크고 사업의 확장성 또한 무궁무진하게 만들었다. 2000년에 블루오리진(Blue Origin)이라는 우주선 제작 및 발사 회사를 설립했고 최근에는 로켓 원형을 그대로 지구에 착륙시키는 시도를 성공해 새로운 우주여행시대를 열게 됐다.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 모터스의 엘런 머스크 역시 2002년 6월, 일반인들이 우주여행을 한다는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를 실현하고 싶어서 로켓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스페이스엑스’를 설립했다. 2004년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 모터스’를 설립했으며 전 지구적인 환경재앙과 지구 온난화를 막아낼 것으로 기대하여 청정에너지 사업인 ‘솔라시티’라는 태양광 관련 회사에도 투자했다.
우주 사업을 놓고 제프 베조스와 엘런 머스크는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고, 경쟁을 통해 우주여행이라는 인류의 꿈을 앞당길 것이다. 이러한 기업 간의 경쟁은 그 회사의 소속된 종사자들에겐 비록 괴롭겠지만 인류의 기술과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중국에도 알리바바의 마윈이 중국청년들의 우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999년 2월 자신의 아내를 포함해 창업멤버 18명이 모은 자본금 50만 위안(9000만 원)으로 시작한 이후 유수 기업들을 인수 합병한 지난 10여 년간 알리바바의 역사는 곧 중국의 인터넷 발전사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샤오미는 레이쥔이 창업한 중국의 6년차 된 스타트업 회사이다. 미래의 산업이 모바일과 인터넷이 주도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온라인 판매 중심의 스마트폰 사업을 주력으로 출발했지만 웨어러블, 스마트TV 등 생활 밀착형 기기로 제조영역을 확장하고 있다.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모바일 플랫폼을 우선 장악한 뒤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IT 강국인 우리나라는 이러한 산업을 주도할 만한 여건이 좋은데도 세계적인 기업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자본에 의해 우리나라의 훌륭한 중소, 중견기업이 넘어가고 있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도전하지 못하고 창조하지 못할 뿐이지 인류의 발전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래를 거머쥘 우리의 영웅을 찾아야 하고 지원해 줘야하고 그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쪼록 이번 국내기업들의 임원인사가 한국을 이끌고 갈 많은 영웅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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