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칼럼] 혁신이 답이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제품개발, 제조, 판매 전 부분을 통해 사업을 전개한다. 1974년 대만의 권타이밍이 설립한 홍하이정밀공업사는 부품업체에서 출발해 전 세계 32위 기업으로 성장한 위탁 제조전문회사다. 1988년 중국에 폭스콘이란 생산법인을 설립해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면서 제조경쟁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은 제품 생산을 폭스콘에 위탁하고 개발과 판매에만 주력하면서도 시가총액 7400억달러의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당분간 이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2010년 휴대폰 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중국의 샤오미테크는 저가격과 인터넷 판매, 열렬한 팬클럽을 무기로 짧은 기간 내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와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에 오른 입지적인 회사다. 전략은 철저하게 선두업체를 베끼고 ‘원 모어 씽(One more thing)’을 주창하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창업자인 레이쥔은 “태풍을 만나면 돼지도 날 수 있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여기서 태풍이라는 것은 모바일 인터넷을 뜻한다. 이는 미래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어 보면서 기존 업체를 추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1957년생 일본 소프트 뱅크 회장 손 마사요시. 제일교포 3세인 손정의는 2004년 중국의 알리바바에 6000만달러를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손정희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제 2막을 선언했다. 글로벌 사업 비중을 늘리고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터넷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단계로 향하는 의미에서 2015년은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이 전 세계 유수기업이 2020년을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은 아직도 현재의 경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경우 제품경쟁력에만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삼성의 강점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부품 수직 계열화를 통해 남보다 앞선 부품 채용으로 하드웨어가 앞선 제품을 출시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는 제품력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제품의 스토리, 감성 등 소프트적인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 공급자와 소비자와의 교감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원가절감만 강조하는 경영은 자칫 구시대적 경영 방식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제품의 가치가 반감돼 치열한 가격 경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삼성은 위로는 애플, 아래로는 샤오미, 제조는 폭스콘과 경쟁을 해야 한다. 전선이 너무 넓다. 시간이 흐를수록 쉽지 않은 싸움이 되는 것이다.
기존의 항공사가 저가항공사를 만들어 이원화시킨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새로운 유통전략도 수립하고 모든 제품을 직접 제조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전략제품이 안 팔리면 삼성그룹 부품회사는 타격을 받고 전 세계에 있는 제조공장도 부담이 될 것이다. 단 한 번의 위기로도 삼성그룹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 경우에도 두 회사가 상호 경쟁하는 체제로 운영하는 전략이 좋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조차 수입차에 계속해서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가운데 가격경쟁력과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다양한 모델과 우수한 옵션 등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것은 어쩐지 미흡해 보인다.
외국 자동차 회사가 사활을 걸고 미래 전기차, 무인차 시대에 대비해 시장 선점차원에서 마케팅 등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에게선 이와 같은 전략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현대그룹차원의 차세대 시장 선점 전략과 현재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고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한 신 유통전략도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지 깊이 고민해 봐야 될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줘야하는 책임이 있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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