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칼럼] 핀테크 육성, 정부가 더 힘써줘야
요즘 핀테크가 금융계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체별로 ‘페이’(pay) 광고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삼성페이가 ‘긁지 말고 터치’라는 헤드라인을 앞세워 불과 출시 1개월만에 국내 누적 가입자 수 50만명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결제횟수 150만건 달성, 결제금액 350억원 돌파, 재사용률이 90%에 달하면서 페이 관련 주식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삼성은 한국을 기반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경쟁사인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 방식만 사용해서 미국 상점들 중에 약 15%내외정도만 사용할 수 있고 수수료도 0.15%를 가져간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NFC 방식 외에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결제도 되면서 무료이기 때문에 애플보다 빠르게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이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조금 떨어져서보면, 삼성페이는 전체 핀테크의 벨류체인(Value Chain)상에서 보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는 단순 카드를 스마트폰에 내장해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줌으로써 스마트폰을 많이 파는 것이 일차 목표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계속 발전시켜서 온라인 고객과 연계해 고객이 확보하고 있는 각 마일리지 포인트를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에 할인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이 로크인(LOCK-IN)되고, 그러한 고객들의 구매 패턴의 빅데이터를 확보해 향후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핀테크에 관련된 기업 생태계의 범위는 방대하다. 오프라인 상점에 있는 결제 단말기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커지는 온라인 결제부분, 실제 돈을 빌려주고 돈을 수금하는 기존의 카드사, 은행, 대부업체 등 기존 금융사, 그리고 핀테크를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S/W)개발 및 보안업체가 존재한다. 또한 휴대폰 등 결제 단말기를 제공하는 업체도 중요한 핀테크 벨류체인중 하나다. 어느 한 업체가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 및 카드사는 물론이고 SKT 등 이동통신 사업자, 인터파크 등 인터넷 쇼핑몰 업체, 온라인 포털인 네이버, SNS기업체인 카카오, 휴대폰업체인 삼성전자 등 기존에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과 NHN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신규로 진입하는 회사 등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도 현상은 동일하다. 전 세계 핀테크 업체중 가장 앞서있고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회사는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라고 생각한다. 알리페이는 2004년에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결제 서비스를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거의 전 분야의 벨류체인을 완성한 단계로 보인다. 우리나라보다 거의 수년간을 앞선 선진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자기 애인이 쓴 돈을 대신에서 입금해주는 특별한 서비스도 있는 등 비록 중국 업체이지만 우리가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국내 경우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익숙해지는 시점에는 벨류체인 별로 리딩하는 회사들이 나올 것이다. 이러한 경쟁에서 지는 회사는 미래 신성장산업에서 뒤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서서히 퇴출될 수 있는 사활이 걸린 싸움이다.
그러나 핀테크 산업은 한국 내 업체들만의 경쟁이 아닌 글로벌 경쟁이기 때문에 국내시장을 선진업체들이 들어온다면 미래 신 성장 산업분야를 외국 업체들에게 빼앗길 우려도 없지 않다.
때문에 국내업체간의 경쟁도 좋지만 서로 전략적 협력 및 제휴 등을 통해 조기에 한국형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했으면 한다. 기업들 노력도 중요하지만 핀테크 분야는 정부의 역할이 거의 절대적이다. 정부가 금융 전 분야를 관리감독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여 풀어줄 것은 빨리 풀어주고 업체 간의 제휴부분도 중간에서 잘 결합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도 설립하고 클라우드 펀딩 관련 법률도 제정하는 등 나름대로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지만 ‘주마가편’으로 좀 더 앞서가는 행정을 기대해 본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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