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전국 초중교 학생에게 스마트단말을 도입하는 사업에 국내외에 시판된 적 없는 중국산 조립제품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술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았으나 가격 덤핑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서류상의 기기 사양과 아미지만 확인된 상황이다. 사업 진행자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조차 실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국정감사에서 “약 446억원 예산이 투입된 5차 학교 스마트단말 도입사업에 실물도 보지 못한 제품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국 초중교의 학습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은 교육부의 스마트단말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1438억원의 예산이 5차에 걸쳐 나눠 진행된다. NIA는 사업의 전담기관이다.

1차부터 4차까지는 삼성, LG, 애플 등 시중에서 유통되는 탭 제품과 노트북 등이 지원 단말로 결정됐다. 약 23만대가 일선 학교에 보급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9월 진행된 446억원 규모의 5차 사업에서는 국내외에서 시판된 적 없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이 서류평가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술점수가 최하점이나 낮은 가격이 영향을 미쳤다.

NIA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제품 확인 절차를 시작했으나 업체는 제품을 제출하지 않았다. 우 의원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원래 제출하기로 한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가져온 뒤 기기를 잘못 가져왔다고 논쟁하거나 노트북의 경우 아직 해당 제품이 없다고 말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였다. 결국 1차 기술협상은 불발되고 2차 기술협상으로 연장된 상황이다.

우 의원은 “내년에 초중교 아이들에게 나눠줘야 할 제품인데 성능이나 내구성, 불량률 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로 보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든다”며 일선 학교에서의 학습차질을 우려했다.

문용식 NIA 원장은 “언급된 제품은 조달청 입찰 과정에서 가격경쟁력을 우위로 내세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기술평가과정에서 실제 제품을 확인하고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조립 제품의 경우 국내에 고객서비스센터가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보급되더라도 유지보수 등의 문제가 있다”고 꼬집으며 “형식적인 서류 심사가 아닌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심사 규정을 정비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