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내년도 투자액이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MD는 지난 주 서울 중구 삼성그룹 본관에서 비공개 IR을 개최하고 내년 투자액과 자금 조달 계획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SMD는 내년 투자액이 5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5조4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 날 SMD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 2조5000억원을 투자에 활용하고 나머지 2조5000억원 가운데 1조원은 유상증자, 나머지 1조5000억원 가량은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한다는 복안을 밝혔다.
업계에선 SMD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자금 여력이 풍부한 삼성전자가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올해 3월 SMD가 진행한 1조7000억원의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50%였던 지분율을 64.4%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SMD 관계자는 “IR 과정에서 투자 계획에 관한 질문이 나왔고 여러 구상 가운데 하나를 설명한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내년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AMOLED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SMD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생산성을 4배로 높인 5.5세대 AMOLED 신공장(A3) 착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2분기 가동한 5.5세대 AMOLED 공장(A2)에 이은 후속 투자로 내년 연말까지 공장 건설을 마치고 2013년부터 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A3 공장은 박막트랜지스터(TFT) 원판에 직접 유기물을 증착하는 차세대 제조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최대 65인치의 대형 OLED TV용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A2 라인은 1300×1500mm 크기의 유리기판에 TFT를 제조, 4장으로 분할하고 유기물을 증착했기 때문에 대형화가 어려웠다는 단점이 있었다.
SMD는 A3 라인까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패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선보일 55인치 OLED TV용 패널은 A2 공장에 구축한 8세대 파일럿 라인(V1)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SMD의 투자 규모는 국내 경쟁사는 물론 일본과 대만 업체 대비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양산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려 후발업체들의 추격 의사를 꺾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