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조7386억원, 영업이익 2005억원…컨센서스 상회

스마트폰⋅ AI서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수익성 개선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전기가 2025년 1분기에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고부가 사업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서버, 전장 부문을 겨냥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및 고사양 패키지기판 수요가 확대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29일 삼성전기는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7386억원, 영업이익 20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전 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전 분기 대비 무려 74% 급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매출 2조7099억원, 영업이익 1997억원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실적 상승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 더해, AI 서버와 전기차 등 고성장 산업을 겨냥한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삼성전기는 특히 산업용·전장용 MLCC, 폴디드줌(고배율 광학줌) 카메라모듈 공급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1조2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전략거래선 스마트폰 출시와 더불어 산업용 및 전장용 MLCC 수요가 확대된 결과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고온·고압, 네트워크용 초고용량 MLCC 등 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모바일 AP 및 메모리용 BGA(볼그리드 어레이) 수요 증가로 1분기 매출 49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PC 수요 둔화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2분기부터 ARM 프로세서용 BGA와 AI 가속기용 FCBGA 제품 중심으로 출하를 확대하고, 베트남 신공장 안정화 효과를 기반으로 두자릿수 이상의 FCBGA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광학솔루션 부문은 1분기 매출 1조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 19% 증가했다.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 및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고화소·고배율 카메라모듈 공급을 확대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MLCC 출하·재고·ASP(평균판매단가) 현황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 박규택 컴포넌트사업부 팀장은 "1분기 전 응용처 출하량이 증가했고, 재고 일수도 감소했다"며 "모바일 믹스 증가로 ASP는 소폭 하락했지만, 2분기에는 AI 서버, 전장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출하량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이구관식 정책 연장 영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삼성전기는 "중국 EV 시장 이관신 정책 연장 덕분에 전장용 MLCC 수요가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확산에 따른 영향과 카메라모듈 전략에 관한 질문에는 "ADAS 채택이 소형 고용량 MLCC 수요를 확대하고 있으며, 전장용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확대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메라모듈은 스마트폰 고성능화에 대응해 슬림형, 폴디드줌 제품을 강화하는 한편, 전장용 전천후 카메라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가속기용 패키지기판과 글래스 기판 개발 상황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삼성전기는 "AI 가속기용 FCBGA는 2분기부터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며, 베트남 공장 안정화와 함께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래스 기판은 2분기 파일럿 라인 가동을 시작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대상으로 시제품 공급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관세 이슈와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향 직접 수출 비중이 낮아 관세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소비 위축이나 부품 수요 감소 가능성은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는 AI 서버, 전장용 고부가 제품 성장을 기반으로 추가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