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카이스트, 차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 개발

김도현
- DDR 보완 역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메모리 기술 리더십 제고에 긍정적인 성과다.

1일 카이스트(총장 이광형)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컴퓨터 아키텍처 및 메모리 시스템 연구실)이 대용량 메모리 장치부터 프로세스를 포함한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2.0 기반 차세대 메모리 확장 플랫폼 ‘다이렉트CXL’을 세계 최초로 프로토타입 제작했다고 밝혔다. 운영체제(OS)가 실장된 단대단(End-to-End) 시연도 성공했다.

최근 메모리 업계 화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찾는 것이다. 기존 메모리 확장 방식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 규격을 통한 메모리 확장은 추가할 수 있는 메모리 개수 제한이 있다.

이에 데이터센터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로 이뤄진 메모리 노드를 별도 구성하고 응용을 수행하는 호스트의 메모리가 부족해지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메모리 노드를 사용하는 원격 데이터 전송 기술(RDMA) 기반으로 용량을 확장한다.

RDMA 방식은 시스템 내 메모리 크기를 늘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RDMA 기반 메모리 확장 시스템에서는 노드 간 데이터 이동 시 불필요한 데이터 복사, 소프트웨어 개입, 프로토콜 전환으로 인한 지연 발생 등으로 성능 저하가 불가피했다. 추가 비용 소모도 단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최근 등장한 CXL 프로토콜이 관련 이슈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XL은 PCI 익스프레스(PCIe) 인터페이스 기반 CPU와 장치 간 연결을 위한 프로토콜이다. 기존보다 높은 성능과 확장성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지난 2019년 CXL 인터페이스 표준 규약을 제안하는 ‘CXL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CXL 1.0/1.1이 제안됐고 이후 CXL 2.0가 됐다. 2.0은 1.0/1.1에서 하나의 포트당 하나의 지역 메모리 장치만을 연결할 수 있었던 확장성 문제를 스위치 네트워크를 통해 개선되는 것이 골자다.

다만 CXL 2.0의 높은 확장성에도 관련 연구 방향성을 제시해줄 시제품 개발 및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정 교수 연구팀이 선보이는 다이렉트CXL은 높은 수준의 메모리 확장성을 제공하며 빠른 속도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가능케 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메모리를 확장해 줄 장치인 ‘CXL 메모리 장치’ ▲호스트 ‘CXL 프로세서(CPU)’ ▲여러 호스트를 다수의 CXL 메모리 장치에 연결해주는 ‘CXL 네트워크 스위치’ ▲메모리 확장 플랫폼 전반을 제어할 리눅스 운영체제 기반의 ‘CXL 소프트웨어 모듈’을 개발해 플랫폼을 구성했다.

다이렉트CXL 플랫폼을 사용한 시스템에서는 확장된 메모리 공간에 직접 접근해 데이터를 CPU 캐시로 가져와 불필요한 메모리 복사와 소프트웨어의 개입이 없다. 아울러 PCIe 인터페이스만 사용해 프로토콜 전환을 없애 지연시간을 최대한 줄였다. 이러한 프로토타입을 시연한 건 정 교수 연구팀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이렉트CXL은 확장된 메모리에 대한 접근 시간 검증에서 기존 RDMA 기반 메모리 확장 솔루션 대비 8.3배 성능 향상을 보였다. 많은 메모리 접근을 요구하는 그래프 응용처리 및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응용처리에서도 각각 2.3배, 2배 높은 성능을 구현했다.

정 교수는 “다이렉트CXL은 기존 RDMA 기반 메모리 확장 솔루션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뛰어난 성능과 높은 확장성을 제공하는 만큼 데이터센터나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의 수요가 클 것”이라며 “향후 CXL을 활용한 시스템 구축에 초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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