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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中서 설 자리 잃나…'출하량 급감' 5위로 추락

옥송이 기자
팀 쿡 애플 CEO
팀 쿡 애플 CEO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등 현지 기업에 밀려났다. 올해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떨어지면서, 점유율은 7개 분기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애플 특유의 프리미엄 가격 전략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과 상충된 결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8일 시장조사기관 IDC의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호황을 보인 가운데 애플 아이폰만 출하량 감소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시장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7160만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인 1.5%를 상회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성수기로 꼽히는 춘절과 맞물린 결과다. 이로 인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애플만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은 980만대로 집계됐다.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은 13.7%로, 전 분기(17.4%) 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7개 분기 연속 감소세로 인해 점유율 순위는 5위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샤오미는 올해 1분기 133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급성장했다. 이외에 화웨이는 10%, 오포 3.3%, 비보 2.3% 등 중국 제조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증가했다.

윌 웡 IDC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프리미엄 가격 정책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스마트폰과 가전 제품 등에 보조금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단, 6000위안(약 117만원)미만의 제품 구매 시에만 15%를 환급해 준다. 프리미엄 가격대로 형성된 아이폰이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웡은 "정부 보조금은 대부분 애플 소매가보다 낮은 스마트폰에 지급돼, 현지 업체들을 부양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중국이애플을 희생시키며 현지 제조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DC의 클라이언트 시스템 리서치 담당 아서 궈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비용 증가와 소비자 예산 부족이 발생 할 것"이라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올해 1분기 아이폰의 전세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통상 애플은 1분기에 스마트폰 신작을 내놓지 않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물량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은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폰 5790만대를 출하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것이다. IDC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에 대비해 재고를 비축한 결과"라며, "공급 급증은 비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실제 소비자 수요를 기반으로 한 예상치보다 1분기 출하량이 부풀려졌다"고 설명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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