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붐 서비스 시작하면서 웃긴대학의 점유율이 많이 떨어졌다. 네이버가 유머서비스를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네이버가 왜 유머서비스를 하면 안되는지 스스로 물었을 때 할 수 있는 답은 없다. 우리는 피해받는 중소기업이지만, 네이버 규제하면 중소기업이 아닌 구글이 이익을 볼게 뻔하다”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서 열린 '공정과 상생의 인터넷 사업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웃긴대학재단 이정민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기현 정책위의장, 나성린 정책위부의장, 신동우·박민식·이우현 의원 등 여당 원내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네이법 규제법 제정을 위해 네이버로 인해 피해를 본 중소기업들의 직접적인 목소리와 네이버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웃긴대학 이정민 대표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 네이버 피해자로 참석한 중소기업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법 규제보다는 업계 자율로 규제하고, 정부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라닷컴 이수희 대표도 “네이버가 웹소설 분야에 진출해 저희와 경쟁하게 됐다”면서도 “아직 네이버 때문에 크게 나빠지거나 좋아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면 시장이 확대된다는 좋은 점도 있기 때문에 저희는 네이버 웹소설로 기대하는 면도 있고, (대기업과의 경쟁으로) 걱정되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 대표는 “모바일 분야는 유선 인터넷과 달리 네이버와 저희 같은 중소업체들이 처음부터 같이 평등하게 경쟁해야 한다”면서 “저희 서비스(알람몬)는 아직 1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만 “평등하게 시작했지만 대기업의 광고력 등으로 인해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부의 재분배가 아닌 기회의 균등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네이버 피해자 측의 목소리가 약하자 새누리당 정무위원회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중간에 끼어들어 “(네이버의) 좋은 것이 있으면 말해줘야 하지만, 상생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임팩트 있게 이해시켜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컴닥터119, 부동산114 등은 네이버를 강하게 비판했다.
컴닥터119 이병승 대표는 “상표권이 있는 ‘컴닥터119’를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짝퉁 업체들의 광고만 나온다”면서 “네이버가 검색광고비 19만원에 양심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114 이구범 대표는 “작년에 88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포털사가 부동산 유통업에 진출하기 전인 2009년에는 138억원의 매출을 올렸었다”면서 “네이버 측은 허위매물 때문에 직접 서비스한다고 주장하지만 요즘은 공급 초과 시대로 허위매물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 윤종록 2차관은 “인터넷 시장 특성상 자연 독점 현상이 나타나지만 이제는 인터넷이 사회의 중요한 툴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네이버 독과점 현상이) 사회 이슈가 될 만한 시기가 왔다"면서도 "다만 기존 법률과의 충돌, 새로운 서비스 저해, 실효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차별 등을 볼 때 규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인터넷 시장에서 포털의 과도한 지위 남용으로 인한 불공정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혁신성이 중요한 온라인 시장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네이버의 독과점으로 창의적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관련업계 발전에도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