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30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엘피다가 제시한 제안서 제출 마감일인 이날 1차 제안서를 제출했다”며 “최종 입찰 여부는 정밀실사 등을 바탕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는 지난 2월 연이은 적자에 못 이겨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일본 정부와 채권단은 공적자금 투입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엘피다를 공개 매각키로 결정했다.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도시바의 2파전 양상으로 예상됐던 엘피다 인수전에 이처럼 SK하이닉스가 뛰어들면서 향후 전개될 각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엘피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세계 3위 D램 업체다. 일반 PC에 탑재되는 범용 D램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모바일 D램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하게 된다면 모바일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대항할 수 있는 시장점유율을 갖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로 가고 있는데, 엘피다는 모바일 D램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사를 통해 엘피다의 경영 환경을 들여다보려는 목적과 도시바 등 경쟁사의 헐값 인수를 견제하겠다는 것이 입참 참여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시 내용대로 정밀실사 등을 바탕으로 최종 입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조금 더 기다려봐야 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이닉스는 4.1% 급락한 2만9250원에 SK텔레콤은 2.11% 내린 13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자금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엘피다 매각주관사인 노무라는 이날 1차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을 추려낸 뒤 2차 입찰을 거쳐 5월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