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솔루션

[IT클로즈업] 올해는 다를까? 딥시크·스타게이트에 국내 CSP가 웃는 이유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 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스타게이트 출현과 딥시크 쇼크 등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지형 변화가 휘몰아치면서 AI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클라우드 산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들은 이 같은 흐름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CSP들은 올해 경기침체와 IT투자 축소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클라우드 사업 전망을 희망적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해 시장에 충격을 준 이른바 ‘딥시크 쇼크’ 이후, AI 개발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개발 비용이 줄어들면 그만큼 비즈니스 장벽이 낮아져 다양한 AI 서비스가 시장에 나올 수 있고, 이는 챗GPT 등장 이후 초기 단계에 머물렀던 AI 수요 확산이 급물살을 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CSP사 관계자는 “딥시크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오픈소스라는 게 중요하다”며 오픈소스 모델들이 성능이 갈수록 좋아지면서 비용도 줄고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CSP들이 GPU를 대규모로 구축해놨지만 국내에선 수요가 그만큼 못 받쳐줬는데, 그게 서서히 살아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딥시크 쇼크 이후 위기감을 느낀 각국 정부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클라우드 등 AI 인프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점도 클라우드 시장에는 긍정적인 나비효과가 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 등과 손잡고 최대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 투자로 2029년까지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하는 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했고, 영국 정부도 지난 1월 AI 인프라에 약 45조원, 프랑스는 약 16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등 AI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은 이제 단일 기업을 넘어 국가전으로 비화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부랴부랴 AI 인프라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중요 컴퓨팅 자원인 GPU를 당초 계획보다 앞선 연내 1.5만장 2027년까지 3만장 규모로 확보하겠다고 나섰고, 2조원 규모 민관합작 투자가 이뤄지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도 조기 가동하겠다며 정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달 말 이른바 ‘AI G3’ 진입을 위한 ‘AI컴퓨팅인프라 종합대책’ 발표도 앞두고 있다.

국회에서도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삭감된 예산을 원복해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여야 합의로 확정된 인프라 확충 예산 증액 규모 1조2000억원과 함께, 2조원 규모의 GPU와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부의 큰 예산 결단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이는 곧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로 정부 예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CSP들에는 반가운 흐름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NHN클라우드에 대해 “광주 국가 AI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AI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으며, 안현식 최고재무책임자(CFO)도 “2025년 클라우드 사업은 딥시크로 인한 영향이나 정부의 예산 증가로 좋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 인프라가 국가적으로 강조되면서 국회가 여야 모두 기존 AI 지원사업 예산들을 축소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며 “올 한 해 긍정적인 예산 집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클라우드 빅테크들의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입이 가시화됐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클라우드가 얼마 전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보안 요건인 클라우드보안인증제(CSAP) ‘하’등급을 통과했고, 글로벌 1위 CSP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조만간 같은 등급 획득이 예상된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