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어르신, 온라인 예약 하셨어요?”...SKT 유심교체 방문해보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유심 교체 방문 날짜가 확정됐습니다.”
9일 오후 1시 정각, SK텔레콤으로부터 유심칩 교체 안내 공식 메시지가 휴대폰에 날아들었다. 지난달 28일 SK텔레콤이 무료유심교체 온라인 예약 신청이 시작되자마자 10만명의 대기 인원을 뚫고 오픈런을 한 이후 2주만에 받은 메시지다.
메시지를 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은 그 문자가 ‘공식 안내 문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최근 SK텔레콤 유심교체안내 메시지를 빙자한 스미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미싱 문자 경우 유심 교체 안내 취지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해당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URL)를 함부로 클릭했다간 악성 프로그램이 휴대폰에 설치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오직 공식 안내 번호인 ‘114’를 통해서만 유심교체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
이에 다시 한번 메시지를 천천히 살펴봤다. 114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임을 확인했으며, 메시지 옆에 붙어 있는 ‘SK텔레콤 인증’ 마크도 확인했다. 더불어 그 어떤 URL도 첨부돼 있지 않았다. 오직 교체 장소와 시간 등 기본적인 정보가 포함돼 있을 뿐이었다.
◆예약해도 대기시간 있네…“교체 시간 5분 내외”
구체적인 방문 시간을 특정해 안내 하지는 않았다. 오후 1시부터 영업 종료 전까지 가능한 시간에 방문하라고 안내했다. 매장 방문 시각은 오후 4시30분경이었다. 매장 위치 특성상 거주 인구가 많은 지역이었다. 퇴근 시간 이후 방문할 경우 예약자들이 몰려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급한 업무만 처리하고, 이후 업무는 교체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매장 안은 예상한대로 한산했다. 퇴근 시간 이전에 방문한 것이 나름 유의미한 전략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유심교체를 마무리 짓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뒷 순번을 기다리는 인원들이 제법 생겼다. 퇴근 시간이 유동적이지 않은 직장인의 경우, 퇴근 이후 매장 방문 시 어느 정도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현장에서 유심교체 업무를 보던 직원 A씨는 “가장 사람들이 몰렸던 시기는 무료유심교체가 시작된 28일 전후”라며 “그와 비교하면 온라인 예약자의 교체 대기 시간은 길지 않지만, 그럼에도 퇴근 이후, 주말 등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대기자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체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담당 직원이 능숙한 덕분인지, SK텔레콤 본사에서 언급한 10분~15분보다는 빠른 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유심교체를 위해서는 기존에 가입해 둔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지해야 하는데, 현장 직원 설명에 따르면, 유심보호서비스 해제와 재가입도 전산상으로 자동으로 처리됐다.
현재 SK텔레콤은 해외로밍서비스 사용자 등 일부 가입자를 제외하고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를 일괄 적용하고 있다.
◆“어르신 온라인 예약 하셨어요?”...예약만 하고 발걸음 돌리는 이들
어린이날·부처님오신날 연휴가 끝난 직후 본격적으로 유심칩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 직원 설명이다. 앞서 SK텔레콤이 공언한대로, 대부분 물량은 국내 주요 공항 로밍센터로 공급된 탓에 일반 직영점이나 대리점으로는 거의 공급이 되지 않았다는 증언이다. 직원은 해당 직영점으로 하루 50~100개 정도 유심칩이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오는 14일까지 유심 물량 부족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유심칩 제작 기간과 배송 기간 등이 있어 긴급 발주를 추진했음에도, 공백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문 직영점 직원은 “이 매장을 기준으로 현재 약 5000명 정도 대기자가 있으며, 이중 (기자는) 150번대로 아주 빠른 순서에 해당한다”며 “예약자는 실시간으로 늘고 있는 상황으로, 특히 노년층이 예약 방법을 몰라 방문했다가 온라인 예약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휴대폰 유심칩 교체 작업 도중 옆 창구에서는 60대로 추정되는 남성 한명이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 방문한 탓에 직원들이 현장에서 대신해서 예약을 신청해주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직원은 QR 코드로 예약 페이지에 접속하는 방법부터, 예약 페이지에 기재해야 하는 인적사항 등을 안내했다.
그러나 해당 남성은 휴대폰 조작이 어려웠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알아서 해달라”며 직원에게 대신 해줄 것을 부탁했다. 결국, 해당 직원은 남성으로부터 예약 페이지에 필요한 인적 사항을 묻고, 대신 작성해줄 수밖에 없었다.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언급되고 있는 ‘T머니 환불문제’도 현장에서 대응하고 있었다. 교통카드 ‘T머니’ 이용자의 경우 유심칩에 T머니 요금충전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요금을 환불받은 이후 유심 교체를 진행한 뒤 다시 요금을 충전해야 한다.
A 씨는 “‘T머니 이용하고 계시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교체 업무를 시작한다”며 “가끔 T머니 요금을 환불받지 않고 유심교체를 하는 어르신의 경우, 그 자리에서 T머니 고객센터에 환불 문의를 하는 것도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끔은 대뜸 매장 직원들에게 화를 내는 어르신도 많다. 특히 뉴스로 데이터 유출 소식을 전하고 오는 경우 우리가 SK본사 직원이 아님에도 우리에게 화를 풀고 가시기도 한다”며 “피해본 것은 소비자인데 왜 피해자가 매장에 방문해야 하냐는 불만이 가장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유심칩 데이터 유출 사태 관련 청문회에서 이정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노년층 등 디지털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유심 교체 서비스나 택배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라”는 요구에 “실시할 의향이 있으며,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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