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컨콜] AI·AI·AI…카카오 정신아의 올해 특명은 ‘체질 변화’(종합)

왕진화 기자 , 최규리 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최규리 기자] 지난해 4분기 카카오가 콘텐츠 부문 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 내 광고·커머스 매출 증가 호조와 영업비용 효율화로 연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제 카카오는 올해부터 기술적인 면모를 더욱 부각시키며 카카오톡 및 인공지능(AI)에 정진한다. 오픈AI 협업 및 다양한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가장 대중적인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카카오(대표이사 정신아)는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연결 기준 2024년 연간 매출액이 전년보다 4.2% 증가한 7조8738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4915억원, 영업이익률은 6.2%다.

연간 실적은 호성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 성적표는 다소 아쉬웠다.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1조95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7% 감소한 1067억원으로 일회성 대손상각비를 반영한 조정 영업이익은 1382억원이다.

[ⓒ카카오]
[ⓒ카카오]

카카오 자체적으로 내놓은 올해 1분기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았다. 콘텐츠 부문에서의 부진이 1분기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진행된 카카오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대체적으로 지난주 진행됐던 오픈AI와의 카카오 미디어데이 후일담 및 중국 딥시크 등 AI 관련 질의가 다수 나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를 예상한 듯 AI에 대한 카카오의 진심을 작심한 듯 쏟아냈다. 특히 올해 AI 에이전트 및 카나나, AI 메이트 쇼핑과 AI 메이트 로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카카오톡을 비롯해 쇼핑·지도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등 이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AI를 녹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AI에 사활 건 카카오…가장 대중화된 AI 서비스 노린다=먼저, 정 대표는 카카오의 체질을 변화시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카카오톡이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원인으로 채팅 중심의 트래픽 구조적 한계를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 대표는 “기술을 접목한 신규 기능과 관심사 기반 콘텐츠 탐색 공간을 마련해 유저 활동성을 높이고 새로운 트래픽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발견하고 탐색할 수 있는 ‘발견 영역’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공간에는 이미지, 동영상, 숏폼 콘텐츠가 피드 형태로 제공되며, 장기적으로는 일반 이용자와 크리에이터가 창작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카카오톡 내 광고 영역도 확장해 비즈보드 의존도를 낮추면서 수익화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와 오픈AI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전략적 제휴(Strategic Collaboration) 체결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날 간담회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직접 참석해 양사의 협력 방향성을 공유했다. [ⓒ 카카오]
카카오와 오픈AI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전략적 제휴(Strategic Collaboration) 체결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날 간담회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직접 참석해 양사의 협력 방향성을 공유했다. [ⓒ 카카오]

특히 올해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카카오 생태계 전반에 AI 기능을 적용해 이용자 활동성을 강화하고, AI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 대표는 “특히 상반기에는 AI 메이트를 정식 출시해 쇼핑과 로컬 영역에서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AI 메이트 쇼핑은 이용자의 취향에 맞춘 상품 추천을 통해 커머스 전환율과 거래액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AI 메이트 로컬은 이용자 요청에 맞는 장소 추천을 통해 로컬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향후 다양한 버티컬 메이트를 추가해 AI를 활용한 기존 사업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카카오는 생성형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해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생태계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용자 요청의 문맥을 분석해, AI 검색 서비스는 기존 검색의 반복적인 과정을 줄이고 카카오 내 검색 활동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채팅 중심의 트래픽을 정보 검색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형태의 수익 모델을 확보할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오픈AI와의 협업에 대해선 “양사의 공동 목표는 한국 시장에서 AI를 대중화해 국내 이용자들이 일상에서 AI를 널리 쓰게끔 하는 것”이라며 “AI 에이전트와 상호작용하며 단순 문답이 아니라, 펑션 콜(기능 수행)을 통해 카카오톡 생태계 내 다양한 서비스를 넘나들며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2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회사의 통합 AI 브랜드인 ‘카나나(Kanana)’를 소개했다[ⓒ카카오]
22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회사의 통합 AI 브랜드인 ‘카나나(Kanana)’를 소개했다[ⓒ카카오]

◆카카오 AI 서비스 중 가장 먼저 출격할 가능성 높은 ‘카나나’…CBT 기대감↑=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내에 카나나(kanana) 퍼블릭 클로즈 베타 테스트(비공개 테스트, CBT)를 공개할 예정이다. 카나나는 지난 1월 사내 CBT가 마무리됐으며, 현재 카카오 크루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기능을 개선하는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현재 대부분의 AI 서비스들은 이용자와 AI의 1대1 인터랙션을 기반으로 구현돼 있지만, 카나나는 그룹 채팅방 환경에서 여러 명의 사람이 AI 메이트인 ‘카나’와 4대1로 인터랙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을 소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상반기 CBT 론칭 이후에도 일반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해 고도화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채팅의 인터랙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며 초개인화된 관계형 그룹 커뮤니티 AI 서비스로 진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카카오는 카나나를 시작으로 생태계 내 다양한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2C) AI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론칭할 계획이다.

한편,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어느 정도 부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컨콜을 통해 신 CFO는 “전통적으로 매년 1분기 실적은 플랫폼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를 콘텐츠 부문의 안정적인 매출이 일부 돕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다만 올해 1분기는 플랫폼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가 콘텐츠 부문의 지식재산권(IP) 출시 사이클 최저점과 맞물리면서 연결 매출 측면에서 더욱 상황이 안 좋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꾸준히 상승해 온 그룹 전반의 고정 비용을 감안했을 때 1분기 수익성 부담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1분기 실적 부진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올해 2분기부터는 톡 비즈 핵심 매출원인 비즈니스 메시지와 선물하기가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광고에 우호적인 계절성이 회복되고 플랫폼 부문 내 여러 사업들 역시 1분기 대비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은 가파르게 회복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왕진화 기자 , 최규리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