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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 스마트안경 '집착'…전용칩 개발에 메타와 정면승부

김문기 기자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이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글라스를 겨냥한 AR 스마트글라스 전용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현재 스마트글라스 전용 커스텀 칩을 설계 중이며, 이르면 2026년 말 또는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품 출시는 빠르면 2027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외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애플이 AR 스마트글라스 전용 칩 개발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개발 중인 칩은 기존 아이폰·아이패드·맥에 들어가는 A·M 시리즈가 아니라, 애플워치에 사용되는 저전력 S 시리즈 칩을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다.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고, 열 관리와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한 경량 구조다. 칩은 스마트글라스에 탑재될 복수의 카메라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으며,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구조가 개발 목표로 설정돼 있다.

애플 내부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코드명 'N401'로 부르고 있다. 지난해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하는 등 제품화 타당성 검증 절차도 병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글라스가 실질적으로 어떤 기능을 수행할지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카메라를 통한 정보 인식, 사진·영상 촬영, 오디오 재생, AI 기반 음성 명령 대응 등 일상 기능 중심의 비AR 기기 형태가 유력하다.

즉, 메타가 출시한 레이밴 스마트글라스 2세대 모델과 매우 유사하다. 메타는 카메라와 마이크, 음성기반 AI를 통합, AI 지원형 안경이라는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애플 역시 이를 견제하며 비슷한 전략을 택한 셈이다. 메타는 2027년 첫 풀AR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애플의 이번 프로젝트는 단발성 제품이 아니라, 웨어러블 AI 하드웨어 확장의 전초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이 칩 외에도 카메라가 내장된 애플워치용 ‘네비스(Nevis)’, 카메라 탑재 에어팟용 ‘글레니(Glennie)’ 칩도 함께 개발 중이며, 이들 모두 2027년 전후로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애플은 아이폰 16e에 자체 설계한 C1 모뎀을 탑재한 데 이어, 내년에는 고급형 C2, 그 다음 해에는 초고급형 C3 모뎀까지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맥과 아이패드용 차세대 M6(코모도), M7(보르네오) 칩도 개발 중이며, AI 서버용 칩 ‘발트라(Baltra)’ 역시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특히, 블룸버그는 팀 쿡 애플 CEO가 이 스마트글라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가 집착에 가까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팀 쿡 CEO가 애플 글라스를 아이폰 이후의 핵심 디바이스로 보고 있으며,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기능이 이 글라스에 통합되는 것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애플이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로 대표되는 고가 혼합현실(MR) 기기를 넘어, 더 저렴하고 일상적인 얼굴 착용형 기기로 진입하려는 전략적 전환점이라 볼 수 있다. 즉, 메타와의 직접 경쟁은 불가피하다.

다만 변수도 있다. 현재까지 애플은 스마트글라스의 형태와 인터랙션 방식, AR 구현 범위에 대해 확정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년 내 칩 양산과 제품 설계가 얼마나 빠르게 병행되느냐가 시장 진입의 관건이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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