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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토스뱅크 "오픈소스 과감한 적용, 놀라운 금융서비스 혁신 성과"

권유승 기자
박준하 CTO가 <디지털데일리> 주최로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년 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박준하 CTO가 <디지털데일리> 주최로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년 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토스뱅크가 '잠들지 않는 은행'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데에는 수많은 개발자들의 '혁신'이 있었다.

"왜 점검 시간이 있어야 돼?" "환율은 사고 팔 때 왜 다를까?" "이자는 왜 한 달에 한 번씩만 받아야 돼?" 토스뱅크는 이런 모든 질문들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토스뱅크에 첫 번째 개발자로 발을 들인 박준하 토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 같은 혁신을 이끌어 내는 주역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

박 CTO는 "IT 회사에서 잘 쓰고 있는 기술들은 금융사에서도 다 쓸 수 있다"는 지론 아래 대한민국의 금융 IT 수준을 글로벌 빅테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박 CTO는 <디지털데일리> 주최로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년 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컨퍼런스에서 "토스뱅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은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미션을 갖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토스뱅크의 행보를 밝혔다.

'토스뱅크, 유난한 금융IT 바꿔가기'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 CTO는 "약 20여년 전에 일어났던 IMF 이후로 모든 은행들이 위기 관리 리스크 대응 자체가 최고의 목표가 됐다"며 "그러다보니 IT 기술 발전도 어마 어마하게 일어났다. 그런데 지금 금융 IT 부문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 IT의 아쉬웠던 상황들에 토스뱅크가 혁신할 대상이 됐다"며 "그리고 하나 하나 바꿔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IT 기업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박 CTO가 토스뱅크로 발 걸음을 옮긴 것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수많은 금융기관들과 협업 과정에서 무언가를 요청하기만 하면 "금융 IT 시스템에서는 그게 안 돼요"라는 얘기가 돌아오곤 했는데, 왜 안 되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박 CTO는 "저는 개발을 전공을 했고 여러 IT 회사에서 개발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그 숫자를 다루고 개발을 하는 데 있어서 안 되는 건 없을 것 같았다"며 "이것은 정말 왜 안 될지 너무나도 궁금해서 토스뱅크로 이동을 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에서도 난관은 있었다. '카프카'(kafka)라는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를 은행 시스템에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내부 관계자들의 의구심 섞인 눈초리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박 CTO는 "카프카는 오픈 소스이고 금융권에서 써본 적이 별로 없는데, 많은 IT 서비스 회사에서는 이를 굉장히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그래서 개발자 시선으로 볼 때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어 이를 접목시켰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더니 다들 큰일이 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에선 카프카 적용에 대한 금융권 레퍼런스가 없는데,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겠냐는 말까지 나왔다"며 "다행히 제가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여서 사인을 하고 카프카를 직접 붙였다"고 부연했다.

결론은 성공적이었고 놀라웠다.

출범한지 약 3년이 지난 현재 1100만 고객이 토스뱅크를 이용하고 있다.

박 CTO는 "현재 토스뱅크에서 토스뱅크로 송금을 하거나 체크카드 결제, 지금 이자 받기 등의 서비스들은 1초의 끊김도 없이 가능하다"며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이것이 혁신할 대상인지 판단하고, 지금 이런 것들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자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혁신을 하려면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있어야 된다는 게 박 CTO의 생각이다.

박 CTO는 "은행은 개발자의 무덤 또는 개발자의 지옥이라는 단어까지 나오는 등 개발자들이 기피하는 곳 중 하나였다"며 "하지만 은행은 우리가 풀고 혁신해야 할 대상이 너무나도 많다. IT 개발자분들은 이런 과제들을 찾아 다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특히 조직 문화와 개발 환경이 중요하다"며 "지지가 없었다면, 점검 시간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토스뱅크는 아직도 밤마다 잠을 자는 은행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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