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택시업계 ‘상생협의회’ 띄운다…공정배차·수수료·근무환경 수술대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서비스를 둘러싼 업계 우려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택시산업발전협의회(가칭)’을 꾸린다. 이 협의회는 연내까지 공정배차와 수수료 체계, 가맹운영 구조, 근무환경 등에 대한 개선안을 도출한다.
13일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다음달 31일까지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4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만들기로 했다.
오후 2시쯤 시작한 간담회는 약 3시간에 달하는 치열한 논의 끝에 종료됐다. 이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비롯한 회사 경영진들은 구체적인 의견 및 입장을 제시하기보단 택시단체 측 요구를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가 향후 논의할 쟁점은 ▲공정배차 ▲수수료 체계 및 수준 ▲가맹 운영 구조 변경 ▲근무환경 개선 등이다. 먼저 기존 택시업계로부터 가맹택시 ‘콜(승객 호출) 몰아주기’ 비판받은 호출 배차 서비스는 공정배차를 위해 배차 기준을 기준 수락률 기반이 아닌, 도착 예정 시간·승객과의 거리와 같은 다른 기준을 모색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수수료 체계도 그 수준을 낮추는 식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다만 이날 간담회 현장에선 구체적인 수치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택시기사들이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전체 매출의 3~5% 수준인데, 가맹택시 기사들은 카카오 실질 수수료가 경쟁사인 우티(2.5%)에 비해 비싸다며 인하를 요구해 왔다.
이양덕 법인택시연합회 전무이사는 “(수수료를) 1%만 더 낮추자던가 카드 수수료 고려 등과 같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라면서도 “아직 정확한 숫자를 정한 것은 아니고, 카카오 경영 환경 등도 같이 고려해 적정 수준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 운영 구조는 가맹사업에 있어 택시업계 의견과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뀔 예정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사업은 크게 택시 기사들이 운임의 20%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로 내는 ‘가맹계약’과 회사가 운임의 15∼17%를 택시기사·법인택시에 돌려주는 ‘제휴계약’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이중구조 계약 방식은 지난해 국정감사 등에서 문제로 지적된 데 이어, 올해 금융감독원은 이를 분식회계로 간주해 카카오모빌리티를 감리 중이다. 이날 카카오모빌리티 측도 이중 계약 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협의회는 법인택시 기사들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혜택들에서 소외되는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한 근무환경도 손 본다.
예컨대, 법인택시 기사는 직접적인 가맹사업자는 아니지만, 카카오T를 이용하려면 ‘프로 멤버십’ 등 실제 수수료를 납부해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서비스 혜택에서 배제되는 측면이 있다는 게 택시4단체 측 설명이다. 협의회는 상생기금을 포함한 이러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4단체는 2주 뒤 협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실무적인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류긍선 대표는 간담회를 앞두고 모두발언을 통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마음으로 택시단체 이야기를 듣겠다”며 “(카카오T의) 여러 우려가 불식되고 사랑받는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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