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랜선인싸] 모바일쇼호스트 로렌, “단골 시청자랑 노는 게 제일 좋아”

오병훈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티몬 쇼호스트 로렌입니다. 채팅으로 많은 분들이 원피스 뒷모습 보여달라고 하시네요. 바로 보여드립니다. 뾰로롱!”

모바일 쇼호스트 로렌(본명 권지윤)의 눈과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손으로는 옷을 들어 보이고, 눈으로는 쏟아지는 채팅을 읽느라 여념 없다. 스트리머와 쇼호스트 면모를 모두 가지고 있는 모바일 쇼호스트 일상이다.

라이브커머스 방송, 일명 ‘라방’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라방은 기존 TV홈쇼핑과 달리 채팅을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때문에 모바일 쇼호스트는 제품을 소개하는 것에 더해 시청자와 소통에도 집중해야 한다.

로렌은 이런 점을 모바일쇼호스트 최대 매력으로 꼽았다. 혼자서 진행하지 않고 시청자와 함께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심심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시청자 채팅에 따라 방송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청자 의견에 따라 제품 소개 순서가 바뀌거나 카메라 밖에 있던 판매사 직원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때로는 파격적인 진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호러 연극 티켓을 판매하는 방송에서는 귀신 분장을 한 채 카메라 앞에 섰다. 물안경을 쓴 채로 워터파크 입장권을 선보인 적도 있다. 덕분에 단골 시청자도 생겼다. 로렌은 시청자를 단순히 구매자로 바라보기 보다 동료·친구로 바라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다음은 로렌과의 일문일답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티몬에서 모바일쇼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로렌입니다. 활동명은 의류 브랜드 ‘폴로랄프로렌’에서 착안했습니다.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해온 폴로랄프로렌처럼 꾸준히 사랑받는 쇼호스트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작명하게 됐습니다.

Q. 언제부터 방송인의 꿈을 키웠나요?

▲어릴 때 TV 보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하루 종일 TV만 봐서 부모님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부모님에게 “나중에 TV와 관련된 일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대학교도 신문방송학과로 진학했습니다. 처음부터 방송 출연을 꿈꾼 것은 아닙니다. 대학시절, 교수님과 진로상담을 하던 중 방송진행자로 활동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이후로 아나운서 학원을 다니며 본격적으로 방송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Q. 티몬 쇼호스트가 되기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첫 방송활동은 대학 졸업 이후 취업 준비 시절, 공동체 라디오 방송에서 DJ가 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보수도 없었는데, 방송 일이 재밌어서 굉장히 열심히 했습니다. 2015년에는 뉴스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프리랜서 방송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리포터, 방송진행자(MC)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Q. 결혼 이후 전업주부가 될 수도 있었지만, 티몬 모바일쇼호스트 길을 걷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2019년에 결혼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많이 힘들어서 결혼 후에는 전업주부가 되려고도 했습니다. 1년 정도 일을 쉬었는데, 제 성격상 일을 안 하니까 못 견디겠더라고요. 뭐든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난 2021년 5월 티몬 모바일쇼호스트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Q.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TV 쇼호스팅과 모바일 쇼호스팅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제일 큰 차이점은 소통입니다. 큐시트가 준비돼 있지만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채팅을 치는 시청자입니다. 예를 들어 큐시트에서는 A 제품만 보여주려고 했지만, 시청자로부터 B 제품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면 B제품을 중심으로 방송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기존에 TV홈쇼핑 경력이 있는 PD님도 그점에서 차이를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Q. 지금까지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면?

▲지난해 11월 ‘포항국제불빛축제’ 실시간 중계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특별 초대 손님으로 배우 신소율 씨, 코미디언 조승제 씨가 출연했습니다. 방송은 야외에서 진행됐는데, 3시간 정도 말을 하다 보니 방송 끝 무렵에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안 나왔습니다. 이때 초대 손님인 신소율, 조승제 씨가 방송 진행을 도와줬습니다. 지금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병원에 방문해보니 성대결절 초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Q. 쇼호스트로서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방송을 보고 구매한 시청자가 채팅으로 좋은 후기를 남겨줬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하루는 사이판 숙박 상품을 판매한 적이 있는데, 해당 상품을 이용한 시청자가 다음 방송에 와서 ‘덕분에 잘 다녀왔다’는 채팅을 남겨준 적이 있습니다. 쇼호스트는 쇼핑을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저를 통해 좋은 쇼핑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쇼호스트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방송 콘셉트는 어떻게 정하나요?

▲제품 판매사 측에서 콘셉트를 지정해줄 때는 그에 맞춰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반면, 판매사로부터 ‘하고 싶은 대로 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방송 PD와 협의를 통해 콘셉트를 정한다. 워터파크 입장권을 판매할 때 물안경을 착용한 적이 있고, 호러 장르 공연 티켓을 판매할 때는 귀신 분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방송 콘셉트가 있다면?

▲가수 황광희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영상 ‘네고왕’ 콘셉트 방송을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판매사와 할인 혜택 협상을 중계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황광희씨가 함께 출연한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Q. 쇼호스트 ‘로렌’과 인간 ‘권지윤’ 차이가 궁금합니다.

▲크게 차이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방송할 때 평소보다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실, 20대 시절에는 지금보다 천방지축인 편이었는데, 30대가 되고 결혼 이후로 사람이 점잖게 변한 것 같다.

Q.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모바일쇼호스트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업종 전망이 어떻게 될 것 같나요?

▲급변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변할지 가늠이 안 갑니다. 누구나 핸드폰을 켜고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접근성이 낮아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동료 쇼호스트들도 걱정이 많습니다. 그럴수록 더 새롭고 흥미로운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