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투자 받은 만나플러스, 배민 연동에선 기준미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배달대행 브랜드 ‘만나플러스’를 운영하는 만나코퍼레이션이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배달의민족과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동은 정보보호 등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배달의민족과 만나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만나플러스는 올해 2분기 배달의민족 주문연동을 위한 신청을 진행했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이전에도 몇 번 시도한 바 있지만, 최근 고배를 마신 이유 중 하나는 정보보안 조치가 미흡해서다.
<디지털데일리>가 확인한 ‘배달의민족 주문연동 서비스시 보안 요구사항’에 따르면, 배달대행 서비스는 최초 연동시 크게 ▲네트워크 및 정보보호 시스템 ▲서버 ▲로그관리 ▲데이터 처리 측면에서 요건을 채워야 한다. 가령 네트워크를 분리·접근통제, 전용 서버 구축·보안, 최소한 보안설정 유지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배민 주문 연동 서비스 시 정보시스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다.
배달의민족 측은 “(만나플러스는) 올해 2분기 배민 API 연동 신청을 했지만 정보보안 조치 미흡으로 인해 연동이 어렵게 됐다”며 “보안 적용 기준은 신청 대상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배민이 요구하는 보안 기준은 통상 인터넷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모두 갖추고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배민이 요구하는 보안 수준이 까다로운 것이 아닌 적정 수준이라는 의미다.
지난 2분기 기준 배달의민족과 제휴된 배달대행 서비스는 총 48개다. 생각대로·바로고·부릉 등 대형 배달대행 플랫폼사부터 스파이더·슈퍼히어로·뉴트랙 등 중견업체, 지난해 설립된 신생업체까지 고루 분포돼있다. 주요 배달대행 서비스 중 만나플러스만 포함되지 못한 셈이다.
회사 규모로 보면 여전히 배달주문 앱과 API 연동을 하지 못했다는 게 의아한 지점이다. 만나플러스는 지난해 7개 배달대행사를 연합해 출범한 이후 현재 약 5만2000여개 가맹점 보유 및 월 약 1500만건 운행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선두인 바로고·생각대로와 경쟁할 만큼 영향력이 커져,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 정부와 배달플랫폼 협약에서도 만나플러스는 빠지지 않는다.
특히 만나코퍼레이션 2대 주주는 350억원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다날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작년 하반기 만나코퍼레이션이 진행한 시리즈B에 4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800억원 이상 투자유치에 성공했음에도 만나코퍼레이션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본 정보보호 요건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배달의민족과 연동된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은 원터치로 주문접수와 배달대행 라이더 호출이 가능하고 배달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점유율이 국내 배달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달대행 서비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선 배민 API 연동이 필수인 셈이다.
만나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맹점은 배민 등으로부터 온 주문 데이터를 다시 만나플러스 배송원용 프로그램에 재입력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API 연동 방식과 비교하면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인력자원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다.
만나플러스는 최근 3년간 매출이 급등하면서 주문 수 등을 감당하기 위해 시스템을 점검·고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저녁 피크시간 때 발생했던 서버 장애도 메인 방화벽 이중 구성 작업 중 벌어졌다. 또한 자체 포스 시스템 ‘만나포스기’나 배달주문앱 ‘만나이츠’를 별도 법인으로 분류해 배달대행 만나플러스는 배달의민족과 업종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내 배민 API 연동 신청을 다시 한 번 진행할 계획이다.
만나플러스 측은 “현재 배민뿐 아니라 요기요에도 연동이 안돼있다”며 “최근 3년간 매출 급격히 늘면서 이중방화벽 설치 등 서버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 과정이 완성되면 배민이나 요기요 API 연동을 통해 좀 더 안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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