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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모셔라” 지원금 오른 아이폰12미니, 한자릿수 ‘뚝’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수능 대목을 맞아 아이폰12미니 등 주요 프리미엄폰 공시지원금이 대폭 상향되면서 일부 유통망에서 불법보조금 판매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0일 출시된 아이폰12미니는 유일한 100만원 미만의 애플 최신 스마트폰으로, 불과 일주일 만에 공시지원금이 2배 오르며 가입자 유치전 중심에 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을 기점으로 주말새 일부 휴대폰 유통채널에서 아이폰12미니를 10만원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번호이동과 월 9만원대 이상 고가요금제 6개월 유지 조건으로 실가격이 10만원 미만으로 한자릿수까지 내려간 경우도 확인된다. 일부 판매자들은 수험생을 비롯한 2000년~2003년생을 대상으로 5만원가량을 추가 보조금으로 더 지급하기도 했다.

통상 아이폰 시리즈는 보조금 정책이 집중되는 모델이 아니다. 출고가 변경이 없고 공시지원금이 낮은 데다, 굳이 보조금을 싣지 않아도 충성 가입자 위주로 판매 실적이 높아서다. 특히나 이번 아이폰12 시리즈는 재고부족에도 역대급 판매량이 예상되고 있다. 작은 사이즈의 고성능폰 아이폰12미니 수요도 적지 않다.

보조금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은 통신사들의 잇따른 공시지원금 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KT가 지난달 27일 아이폰12미니 공시지원금을 기존 6만3000원~24만원에서 15만~42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KT보다 많은 21만2000원~43만원으로, 다음날 SK텔레콤이 27만원~42만원으로 높여 공시했다.

공시지원금이 늘면 불법보조금도 몰린다. 통신사가 유통망에 지급하는 장려금(판매수수료)이 오르고, 일부 판매자들은 장려금을 고객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해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는 수법으로 가입자를 대거 유치하기 때문.

아이폰12미니 출고가는 통신사향 기준 최저 94만6000원(64GB), 101만2000원(128GB), 115만5000원(256GB)이다. 통신사 공시지원금과 함께 이의 15%로 유통망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을 제외하고 64GB 모델 기준 가격은 7만원대 요금제 가입시 54만원, 11만원 이상 고가요금제 가입시 45만원가량이 된다. 즉, 실구매가가 한자릿수로 내려가려면 수십만원 불법보조금이 실려야 한다.

다만 전반적인 보조금 시장 위축으로 과거와 같은 대란 수준에는 못 미치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명절이나 수능일 직후는 신형 휴대폰 교체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통신사들의 보조금 정책이 집중되는 시즌이지만, 근래 이러한 대목을 맞아 전국적으로 불법보조금이 살포되는 대란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 모양새다.

대신 고가요금제 유도는 더 심해지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애플의 첫 5G폰인 만큼 5G 유치효과를 노리는 통신사들의 가입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최소 6개월가량 8~10만원대 고가 요금제 유지를 조건으로 붙이거나, 통신사별 구독형 상품 등 부가서비스 가입을 함께 유도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폰12미니의 경우 재고소진 목적이 아닌 만큼, 수시로 변동되는 장려금 정책과 수량 상황에 따라 개통이 지연될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판매자는 “주로 ‘블루’와 ‘블랙’ 등 재고가 남은 색상과 용량 위주로 정책이 집중됐다”면서 “아이폰12미니가 상대적으로 물량이 풀려 있긴 하지만, 제때 제품을 받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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