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애플 공략에 속도를 낸다. 최대 고객사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흔들린 탓이다. 이미 애플과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도 전해진다. 사실이라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아이폰 독점 체제가 깨진다.
15일 중국 언론은 BOE가 애플 ‘아이폰12’ 패널 공급업체로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스마트폰 신제품 4종을 공개했다. 아이폰12미니(5.4인치) 아이폰12(6.1인치) 아이폰12프로(6.1인치) 아이폰12프로맥스(6.7인치) 등이다.
앞서 BOE는 수율 이슈 등으로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아이폰12 초도물량 납품에 실패했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에 아이폰12프로 물량 일부를 맡기고 나머지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담하게 했다.
BOE는 화웨이 사태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지자 애플 재도전에 나섰다. 정식 제품용은 아닌 리퍼브용이 대상이다.
이번에는 당초 애플 전용라인으로 구축한 B11(멘양)이 아닌 B7(청두)을 생산라인을 낙점했다. B7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를 주력으로 하는 생산기지다. B11 대비 수율이 3~4배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B11과 B7은 같은 BOE 산하지만 다른 회사에 가까운 경쟁 관계다.
중국 언론은 “BOE가 아이폰12미니, 아이폰12의 스페어 물량을 담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아직 BOE가 애플을 만족할 만한 수율을 갖추지 못했다. 리퍼브용이라도 진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출시일이 남은 만큼 공식화된 내용은 아니다. 다만 BOE가 애플 공급망에 진입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는 악재다. 아이폰12는 이미 선점했지만 내년 출시될 ‘아이폰13’ 시리즈부터는 기존 물량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BOE가 애플과 테스트를 다시 진행할 것을 보인다. 결과까지는 모르지만 전보다는 가능성이 커진 것 맞다.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애플 공급망 재편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