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액정표시장치(LCD) 공략이 계속된다. LCD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물량 공세로 시장을 장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CEC판다의 청두 8.6세대 및 난징 8.5세대 LCD 생산라인 등을 인수한다. 계약금액은 2조원 내외다.
청두 공장은 TV 위주, 난징 공장은 TV·정보기술(IT) 기기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BOE는 LCD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번 인수로 LCD 시장점유율은 TV 18.5%→B23.3%, 모니터 27%→31.7%, 노트북 27.3%→31.5%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자국 내 경쟁자 CSOT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CSOT는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팹 지분을 인수했다. LCD 전공정 지분 60%, 후공정 지분 100%가 대상으로 계약금액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BOE와 CSOT는 중국 1~2위 업체다. 잇따라 대형 인수합병(M&A)을 체결한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두 회사가 투자에 나설 수 있던 배경에는 LCD 가격 반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TV 패널 가격이 3분기 대비 10%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LCD TV로 한정하면 9월 하반월 평균가는 상반월보다 6.5% 올랐다.
비대면(언택트) 생활 확산으로 LCD 수요가 늘면서 6월부터 오름세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업체가 LCD 사업을 축소하는 점도 단가 상승 요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와 CSOT는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상태다. 공장이 계속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접고, LG디스플레이도 고부가가치 제품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중국 업체의 장악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어서 언택트 관련 수혜도 마찬가지”라며 “LCD 가격은 계속 오를 것 같고 중국 업체도 경쟁자가 사라지면 가격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