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김도현기자] 노트는 죽지 않는다. 조용히 사라질 뿐이다. 삼성전자는 S펜을 갤럭시노트 시리즈 외 스마트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할 ‘갤럭시S21울트라’에 채용을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노트 브랜드 존속 여부가 관심사다. 갤럭시노트는 대화면과 S펜이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화면은 6인치 이상이 대세다. S펜까지 확산하면 갤럭시노트만의 특징이 사라진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시판할 갤럭시S21 시리즈 일부 모델 S펜 장착을 고민 중이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3종으로 알려졌다. S펜 탑재를 고려하는 제품은 최상위 기종인 갤럭시S21울트라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는 ‘갤럭시S20 시리즈’처럼 3가지 모델로 구성될 예정이다. S펜은 최상위 제품에 탑재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은 양산 6개월 전 부품을 확정한다. 갤럭시S 시리즈는 매년 2월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S1 부품 시험을 협력사와 하고 있다. S펜도 마찬가지다. S펜을 투입할 경우 제품 디자인 변경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했다. 프리미엄폰을 6개월 간격으로 출시하며 각 제품별 차별화를 꾀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갤럭시노트 브랜드 폐지는 이런 시각을 반영한 주장이다. S펜을 갤럭시S 시리즈에 넣고 갤럭시노트는 없애는 방안이다. 이미 갤럭시S 시리즈는 갤럭시노트에서 제공하는 주요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S펜만 없다.
삼성전자가 접는(Foldable, 폴더블)폰 제품군을 도입한 것도 영향을 줬다. 가로로 접는 ‘갤럭시Z폴드 시리즈’에 S펜을 장착하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아직 S펜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 내구성을 확보치 못했다.
브랜드 전략은 고객 충성도와 판매량과 직결한다. 삼성전자 고심이 커진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 고객 중 상대적으로 팬층이 탄탄한 브랜드다.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장 고동진 대표도 작년 첫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도 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작년 8월 언팩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갤럭시노트는 고정 팬이 많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갤럭시노트가 최상위 모델”이라며 “갤럭시폴드는 고객층이 제한된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브랜드 유지 또는 폐지는 정해진 바 없다’가 공식 입장이다. 가능성은 열어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도 스마트폰 사업 전략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며 “수년 동안 유지해온 시리즈를 없애는 것은 리스크가 크고 갤럭시노트 시리즈 마니아층이 있는 만큼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