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인텔과 AMD가 2분기도 같이 웃었다.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경쟁자지만, 비대면(언택트) 효과를 함께 누렸다.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세대 CPU 경쟁에서 분위기가 엇갈렸다. 추격자 AMD의 선전이 돋보인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인텔은 2020년 2분기 매출액 197억달러달러(약 23조6991억원) 영업이익 57억달러(약 6조8571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20% 영업이익 23% 증가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증가로 서버 수요가 늘어난 점과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이 2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그룹(DCG)은 71억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43% 늘었다.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서버 증설 덕분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 관련 매출은 47% 상승했다. 메모리사업(NSG)은 17억달러, PC 중심 사업(CCG) 매출액 95억달러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73%, 7% 상승했다. DCG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역설을 경험했다.
AMD도 호실적을 거뒀다. 28일 AMD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9억3000만달러와 1억7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6% 영업이익은 195% 늘었다.
리사 수 AMD CEO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 다양한 시장에서 성장하며 연간 매출 확대가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부진을 CPU가 상쇄했다. PC용 라이젠, 서버용 에픽 프로세서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점유율을 높여가는 라이젠은 평균판매가격(ASP)가 올랐다. AMD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확대 수혜를 입었다.
양사는 CPU 신제품을 통해 상승 곡선을 이어갈 방침이지만, 공정 경쟁에서 인텔이 밀리는 모양새다.
인텔은 PC용 ‘타이거레이크’는 3분기, 서버용 ‘아이스레이크’는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두 제품은 10나노급 CPU다. 인텔은 이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7나노 기반 CPU 출시시기가 6개월 늦춰진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로 제시했다. 공정 수율이 떨어지는 탓이다.
반면 AMD는 이미 7나노미터(nm) 공정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가운데, 5나노 기반 CPU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5나노 라인 가동에 돌입한 만큼, 내년 정도 공개될 전망이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TSMC 6나노 칩 생산을 의뢰했다. 이는 7나노 최적화 버전이다. 최신 공정 도입이 지체되자, 파운드리 업체에 기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에 물량을 맡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 단계인 5나노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가 인텔 CPU 수주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