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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24시] 美 법무부, 구글에 광고 플랫폼 매각 요구…광고제국 흔들리나

조윤정 기자

아마존, 애플, 구글(알파벳),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미국 중심의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기술패권 경쟁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와 창의적인 실험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빅테크로 불리는 기술 기업들의 근황과 비전을 소개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공존과 경쟁을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 봅니다. <편집자 주>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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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구글이 자사 광고 생태계의 핵심 축인 ‘애드 익스체인지(AdX)’와 ‘더블클릭 퍼블리셔 플랫폼(DFP)’의 강제 매각 위기에 몰렸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광고 시장 독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요 광고 플랫폼인 AdX와 DFP의 매각을 제안했다. 이는 최근 연방 법원이 구글이 두 개의 광고 기술 시장에서 불법적인 독점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구글은 법무부의 제안에 강력히 반발하며, 자사의 광고 사업을 매각하는 것보다는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행동적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리앤 멀홀랜드 구글 규제 담당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제안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며, 구글의 광고 시스템을 매각하는 것은 광고주와 퍼블리셔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구글은 자사의 실시간 입찰 데이터를 경쟁자들에게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AdX와 DFP는 구글이 운영하는 두 개의 주요 광고 기술 플랫폼으로,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dX는 광고주와 퍼블리셔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광고 거래소로, 광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DFP는 퍼블리셔들이 광고 인벤토리를 관리하고 배치하는 데 필요한 플랫폼으로, 특히 뉴스 사이트와 온라인 콘텐츠 제공업체들에게 필수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미 법무부는 두 플랫폼이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핵심 도구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 법무부는 "광고 거래소(ad-exchange)와 퍼블리셔 광고 서버 시장에서 구글의 독점 체제를 종식하고 시장 경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AdX와 DFP 매각과 같은 구조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레오니 브링케마 미국 버지니아주 연방법원 판사는 지난 18일 구글이 온라인 광고 기술 시장의 세 분야 중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 부문에서 부당한 방식으로 이익을 취하고 시장 경쟁을 억제해 반독점법(셔먼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구글이 2008년 광고 기술 기업 더블클릭(DoubleClick)을 32억달러(약 4조5584억원)에 인수하는 등, 여러 차례의 인수를 통해 자사 광고 생태계를 확장해왔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EU)도 유사한 문제 제기를 해왔다. 구글은 지난해 EU의 반독점 조사를 종결 짓기 위해 AdX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유럽 내 주요 퍼블리셔들은 “불충분하다”며 이를 거절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플랫폼 매각을 넘어서,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의 구조적 재편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는 디지털 플랫폼의 독점 문제를 둘러싼 글로벌 규제 당국의 기조가 점차 강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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