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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만 강하다? KT클라우드 “AI·클라우드·데이터 아우르는 ‘로컬 챔피언’ 되겠다”

권하영 기자
공용준 KT클라우드 클라우드본부장이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공용준 KT클라우드 클라우드본부장이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DC)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클라우드’를 잘하는 회사임을 시장에 보여주겠습니다.”

KT클라우드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데이터를 아우르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공용준 KT클라우드 클라우드본부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 같이 강조했다.

기존 KT클라우드의 경쟁력이 모회사 KT의 통신 인프라를 토대로 한 데이터센터(DC) 기반 인프라(IaaS)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AI 시대 고객 디지털전환을 총체적으로 돕는 기술 기반 종합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얘기다.

공용준 본부장은 작년 말 카카오에서 KT클라우드로 합류한 외부 출신 전문가로, 과거 SK C&C와 카카오 등에서 AI 기반 솔루션(SaaS)과 클라우드 기술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KT클라우드의 기술 기반 플랫폼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밖에서 보던 KT클라우드는 보수적일 거란 편견이 있었지만, 실제 합류해보니 변화에 민첩하고 실무진 중심의 실행력이 강한 조직이었다”며 잠재력을 자신했다.

KT클라우드가 추구하는 ‘플랫폼 전문기업’은 단순한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디지털전환 니즈를 해결하는 기술 제품군을 제공하는 것이다. 앞서 KT클라우드 최지웅 대표는 지난달 30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KT 클라우드 서밋 2025’에서 “고객들이 AI 서비스를 쉽게 만들고 확장할 수 있게끔 엔드투엔드(End to End)를 책임지는 통합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AI 시대 클라우드 기업이 단순히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인프라 제공자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공 본부장은 “AI는 그 자체로 고전력을 요구하는 기술이고, 토큰(처리단위)별로 얼마나 많은 자원이 소모되는지 면밀히 따져야 한다”며 “기존처럼 IDC와 클라우드를 분리해서 보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효율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결국 모든 요소가 대규모 환경에서 통합적으로 제어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순히 GPU보다 중요한 것이 GPU 연산량을 감당할 수 있는 냉각과 전력 효율 기술, 막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저장하는 구조, 그리고 이를 종합적으로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와 아키텍처”라며 “결국 클라우드 및 데이터 네이티브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고객이 KT클라우드를 비로소 ‘플랫폼’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플랫폼 전략의 첫 시연 무대가 하반기 개소를 앞둔 ‘경북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다. 해당 센터는 단순한 하드웨어 집적지가 아닌, AI 기반 자동화 및 통합 제어 역량을 구현한 KT클라우드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거점으로 기대된다. 공 본부장은 “기존 벤더 제품들이 아닌 내재화 제품을 최대한 활용해 클라우드 효율을 높였고, 오픈소스와 오픈 스탠다드를 적용해 유연성을 확보했다”며 “거기에 GPUaaS(GPU as a Service)와 AI 전용 데이터센터까지 들어가게 될 것”이라 소개했다.

KT클라우드가 기술 내재화와 함께 주력하는 또 하나의 전략은 협업 생태계, 즉 파트너십 기반의 ‘AI 파운드리’ 사업이다. AI 시대 기술은 워낙 방대하고 복잡해 한 기업 혼자의 힘으로는 완성하기 어렵다. 이에 KT클라우드는 업스테이지·디노티시아·폴라리스오피스·리벨리온 등 국내 주요 AI·데이터·솔루션 기업들과 손잡고, 각사의 기술력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고객에 엔드투엔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AI 파운드리는 검색증강생성(RAG), 경량 AI 모델, 추론 인프라 등 다양한 기술 요소를 조합해 기업이 원하는 AI 서비스를 빠르고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AI 금융상담사를 구현하고자 하는 기업은 AI 파운드리를 통해 수천 건의 리포트를 자동 분석해 지식 베이스 기반 상담 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공 본부장은 “일상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쓰기 어려운 엔터프라이즈 및 SMB(중소)기업 고객들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며 “RAG 기반의 AI 활용이 이제 베스트 프랙티스로 자리잡았지만, 이를 손쉽게 적용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필요한 기능만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AI 파운드리의 장점은 기업의 AI 활용 진입장벽을 낮춘 점에 있다. 공 본부장은 “기존 AI 솔루션들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러닝커브가 크고 도입 초기부터 매뉴얼을 익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며 “우리는 고객이 복잡한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오류 없이 쓸 수 있게 하면서도, 각 파트너사들의 SW 제품 라이선스를 통합해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KT클라우드는 AI 파운드리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2분기 내 선보일 예정이며,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폭넓은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KT클라우드의 이러한 행보는 과거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자라는 외부 인식이 강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기술 주도형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분명한 의지로 읽힌다.

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의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필연적인 변화기도 하다. 기존에 KT클라우드를 포함한 토종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들이 장악해 있던 국내 공공 시장은 클라우드보안인증제(CSAP) 완화 등 규제 장벽이 낮아진 틈을 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및 구글 등 해외 CSP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공 본부장은 “기존 글로벌 빅 플레이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건 국내 어느 클라우드사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정면 대결은 승산이 없다”면서도, KT클라우드가 규제와 보안 요구가 강한 기업·정부간거래(B2G) 및 금융 산업 영역에서의 경험과 경쟁력은 외산 클라우드가 쉽게 뛰어넘을 수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KT클라우드에 대해 외부에서는 아무래도 ‘DC만 강하다’는 시각이 많은데, 막상 와보니 제한된 보안 접근성과 규제 환경이 복잡한 산업 분야에서 굉장히 잘하고 있다”며 “민감 데이터가 많은 산업군을 중심으로 프라이빗 SaaS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연계한 하이브리드 모델, 여기에 AI 파운드리까지 결합하면 국내 특화형 AI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충분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공 본부장은 “거기다 KT 본사가 보유한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까지 감안한다면, KT클라우드는 흔히 말하는 ‘로컬 챔피언’ 형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AI, 클라우드, 데이터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토털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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