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여름철을 맞아 정수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사 및 제품이 많아지면서 정수기 성능도 상향평준화됐다. 동남아시장 등에서 정수기가 ‘K렌털’ 주역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정수기를 선택할 때 소비자들은 출수 방식부터 디자인, 부가기능 등 다양한 요건들을 따져보게 됐다. 업계에선 물이 나오는 환경과 원하는 기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선택폭을 늘리고 있다.
18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전체 국내 정수기 연간 판매 시장을 약 220만대 규모로 보고 있다. 그만큼 정수기 종류 역시 다양해졌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저수조 정수기에 주력하는 반면 LG전자, SK매직, 쿠쿠, 웰스 등은 직수형 정수기를 중점으로 판매한다.
출수 방식으로만 보면 저수조에 물을 받지 않고, 바로 뽑아서 쓰는 직수형 정수기가 ‘대세’다. 업계에선 국내 정수기 연간 판매량 중 70%가 직수형 정수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직수 정수기는 초기 ‘위생’을 내세우며 떠올랐다. 기존 저수조 방식 정수기가 물을 보관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데, 직수형은 바로 물을 뽑아 쓸 수 있다는 특징을 전면에 내세웠다.
2016년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 ‘니켈’이 검출된 반사이익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문제는 얼음을 만드는 부분 코팅이 벗겨지며 생긴 일이라 저수조 위생과는 본질적으로 상관이 없지만 위생·안전이 강조되면서 직수형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직수 정수기를 구매하는 요인은 다양해졌다. 저수조가 없어 제품 크기가 작아 공간활용도를 고려해 구매하거나 디자인이 다양하다는 이유로 선택하기도 한다. 저수조 정수기보다 낮은 비용도 이점이다.
저수조 정수기는 역삼투압(RO) 방식을 채택했다. 코웨이나 청호나이스가 제품에 탑재하는 RO 멤브레인 필터는 가정용 정수기에 들어가는 필터 중 오염물질 제거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언급된다. 내보내는 물의 양보다 걸러내는 물의 양이 더 많다 보니 저수조를 도입해 일정 부분 물을 미리 저장해놓는 셈이다.
RO필터는 굉장히 촘촘해 직수형에 주로 쓰이는 중공사막(UF) 필터보다 단가가 높다. 삼투압을 역으로 만들어내는 펌프가 추가돼 부품 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저수조 정수기는 직수형보다 훨씬 세밀한 필터로 오염물질을 걸러낸다는 장점이 있다. 저수조 관리는 방문관리서비스 뿐 아니라 살균수가 자동 세척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실속형을 찾는다면 직수형 정수기를, 촘촘하고 세밀하게 걸러낸 물을 마시고 싶다면 저수조 정수기가 더 적합하다. 다만 노후된 아파트여서 상하수도 관리가 잘 안되거나 녹이 슬어있는 경우, 지하수를 사용하는 환경일 경우 역삼투압 방식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코웨이에서 유일하게 두 개 장점을 합친 역삼투압 직수형 정수기 ‘한뼘시루직수 정수기’를 출시했다.
렌털업계는 출수 방식을 넘어 냉·온·정수 기능 조합과 얼음·탄산·커피 등 종류를 추가해 제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있다. 얼음정수기에서 급격한 온도차로 니켈 도금이 벗겨지는 현상은 제빙기를 풀 스테인리스로 교체해 부식 가능성을 없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아리수’ 등으로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고, 직수형과 역삼투압 방식 모두 기술이 꾸준히 발전됐다”며 “얼마나 불순물들을 제거할 수 있는지 필터 성능을 앞세우기보다 부가기능들을 탑재해 환경·취향에 따른 고객 선택폭을 넓히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