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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올해도 순풍 전망...내년 전망은 엇갈려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올해에도 반도체 업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달아 나왔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용 D램과 함께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요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미래가 밝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면, 아직 확증되지 않은 미래 수요보다 모바일 D램 수요 정체, 가격 하락 등 현실적으로 당도한 위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의 매출 전망치를 4770억달러(약533조원)로 상향했다. 지난 6월 전망치는 4634억달러(약 519조원)였다. 이로써 올해 반도체 매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2.4%보다 높은 15.7%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올해 메모리 반도체는 전년보다 30% 이상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WSTS는 올해 반도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2.7%(작년 6월), 7.0%(작년 11월), 12.4%(올해 6월)로 계속 상향 조정해왔다. 이번에 다시 15.7%로 바꾼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도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 매출이 작년보다 39% 상승한 1016억달러(약 114조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 보고서의 전망치였던 996억달러(약 111조원)에서 상향된 수치다. 올해 D램 매출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일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매출 전망치인 626억달러(약 74조원)까지 합한 메모리 반도체 품목 비중 예상치는 38%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상승세 유지’로 모이는 모양새다.

그러나 반도체 고점 논란도 여전하다. 올해 ‘맑음’을 예상한 WSTS도 내년이 반도체 시장 하락세의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5.2% 늘어난 5020억달러(약 561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5.2%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7%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비록 내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6월 -0.2%에서 올해 6월 4.4%로 상향하고 이번에 다시 5.2%로 올렸으나, 내년부터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관점은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올해보다 15∼25%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설비 가동 때문이다. 앞서 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도 반도체 기업 전망을 낮추면서 고점 논란이 재가열된 바 있다.

국내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메모리 반도체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한편, 실체가 부족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키움증권의 박유악 연구원은 지난 20일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는 그동안의 ‘단순 저장 매체’에서 벗어나 머신러닝을 위한 코어 컴포넌트(Core Component)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현재 전 세계 IT 산업의 인프라 투자 중 86%의 지출은 여전히 기존의 IT 아웃소싱과 온프레미스(On-Premise) 인프라 투자로 흘러가고 있다. 이 86%의 투자 지출은 향후 머신러닝과 인 메모리 컴퓨팅(In-Memory Computing)의 수요 증가에 동반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 성장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머신러닝과 인 메모리 컴퓨팅의 시장 침투가 본격화됨에 따라, 서버 메모리에서 차지하는 수요 비중이 2018년 20%에서 2023년 65% 수준까지 급증할 것”이라며 “또한 총 메모리 반도체에서 차지하는 서버 메모리 비중도 2018년 24%에서 2023년 40%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21일 하나금융투자의 김용구 연구원은 시황 보고서를 통해 “수요 정체, 공급 과잉, 단가 하락의 트릴레마(Trillemma, 3가지 딜레마)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구심을 넘어 전체 시장을 향한 구조적 회의로 확산되고 있다”라며 “이를 반박할 실체적 증거가 불분명하다. 미국 투자경기에 대한 낙관론,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용 D램 시장 개화, AI 등 기술 트렌드 변화에 근거한 신규 수요 확장의 장밋빛 청사진은 당장의 수급과 가격 논리 앞에 설자리가 마땅치 않다”라고 분석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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