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새 먹거리 파운드리…4차 산업혁명-팹리스 확대 수혜 기대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파운드리 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실제 반도체 업계는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 흐름을 따라 팹리스(fabless) 업체의 아이디어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를 칩으로 만드는 파운드리 사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성장하리란 기대다. 생산 능력은 갖추지 못했으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보유한 벤처 및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나 맞춤형 반도체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구축하며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를 융합하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작년 5월 조직개편으로 시스템 LSI 사업부 소속이던 파운드리 사업팀을 독립된 사업부로 승격한 데 이어 메모리반도체 의존을 벗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 기술만 가진 업체를 뜻하며, 파운드리 업체는 팹리스 고객사의 설계도면대로 위탁 생산하는 곳을 의미한다. 디자인 하우스는 팹리스 업체의 칩 설계 아이디어를 파운드리 업체 공정에 맞게 테스트하거나 보완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업체다.
SK하이닉스도 작년 7월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출범하며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탈피하려 노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중국 장쑤성 우시시(市)에 200mm 웨이퍼 아날로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며 내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기존 충북 청주 M8 공장 장비를 2021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이설하고 200mm 반도체 제조장비 등 유무형 자산을 현물 투자해 합작법인을 운영할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순위는 1위 대만 TSMC(50.4%), 2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9.9%), 대만 UMC(8.1%), 삼성전자(6.7%) 순이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규모는 2016년 569억 달러에서 2021년 83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리라 추정했다. 특히 중국 팹리스 시장 성장세가 눈길을 끈다. IHS마킷은 중국 팹리스 시장이 2021년 68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255억 달러보다 3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한편 파운드리 시장은 작년 말과 올해 초 암호화폐 광풍이 큰 이슈였다. 특히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반을 점유하고 있는 TSMC는 암호화폐 채굴용 ASIC(주문형 반도체) 수요가 폭증해 작년 4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암호화폐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암호화폐 채굴용 ASIC 수요도 급감했다. 이는 TSMC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TSMC의 올해 6월 매출은 704억 NTD로 전년 동월 대비 16.3%, 전월 대비 13% 하락했다. 2분기 매출은 약 2333억 NTD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6% 감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연구원은 “TSMC의 매출 하락은 암호화폐 채굴용 ASIC 수요 감소와 환율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6월말 대홍수로 쓰찬성의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BTC 등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BTC가 생산시설 복구에 나서게 된다면, 하반기에는 향후 채굴용 ASIC과 그래픽칩 수요와 채굴기 제작을 위한 PCB, 파워서플라이, 칩 패키징 등에 대한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선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1일 ‘나노코리아2018’에 연사로 나서 “4차 산업혁명은 한 명의 천재가 아닌 젊은 스타트업과 벤처의 아이디어가 쌓여야 완성된다.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의 아이디어를 4차 산업혁명에 녹여 칩으로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이 곧 파운드리 사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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