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도 낙수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 2분기부터 인텔을 제치고 매출 1위 자리에 오른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도 1위 자리를 수성하면서 삼성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소속 기업의 수혜 기대감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오른 1150억8000만 달러(약 128조5600억원)다. 전 분기 대비로는 3.4% 감소한 수치지만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4분기에 집중되는 계절적 영향을 고려하면 반도체 호황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실적도 동반 상승하리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확고한 1위 반도체 업체로 자리매김하면서 협성회 소속 기업도 낙수효과를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186억700만달러(약 20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1.6% 오른 수치다. 인텔은 전 분기 대비 6.2% 감소한 157억4500달러(약 17조6000억원)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각각 45.4%, 11.1% 오르며 성장 폭 차이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앞선 작년 2분기 이후 격차를 더 벌리는 모양새다.
점유율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15.3%에서 올해 1분기 16.1%로 올랐지만, 2위 인텔은 작년 4분기 14.0%에서 올해 13.6%로 떨어졌다. 양사 간 매출 격차는 작년 4분기 15억23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8억6200만달러(약 3조2000억원)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협성회 소속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장비를 납품하는 입장으로서는 특정 시기에 단순히 매출이 상승하는 것보다는 높은 매출이 지속해서 이어지기를 원한다”라며 “현재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2라인 등 계속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만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모든 협력사 실적이 상승한 것은 아니다. 가령 제이스텍, 로체시스템즈, 톱텍, SFA반도체, 덕산네오룩스, 예스티 등 협력사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하락했으나 파트론, 솔브레인, 심텍, 와이아이케이 등 업체는 상승했다. 신규투자와 같은 각 기업 이슈와 세부 업종별 특수성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업체별로 반도체보다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이 많은 경우 실적 및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령 메모리 웨이퍼 테스트 장비를 제조·공급하는 와이아이케이는 삼성전자 향 매출 비중이 95% 수준이기 때문에 반도체 호황 효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병행하는 제이스텍은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70% 수준이어서 반도체 호황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별 전망은 다소 엇갈리지만 대체로 협력사들은 반도체 부문 실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작년 협성회 소속 업체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전반적으로 실적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협성회 소속 149개 업체의 영업이익 상승률은 평균 60% 이상이었다.
협성회 소속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는 삼성전자 납품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호황이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