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마케팅·통신장애·경영실기…통신사, 1분기 부진 ‘자승자박’
- LGU+ 과열 주도·SKT 장애배상·KT 경쟁력 약화, ‘직격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자승자박이다. 통신 4사가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과열 마케팅에 통신장애, 경영실기 여파까지 제 꾀에 제가 빠졌다. 1분기 실책은 2분기까지 여파가 지속된다. 연간 경영목표 달성에 빨간등이 들어왔다.
1일 통신 4사의 지난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모두 좋지 않은 1분기를 보냈다. 4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기대비 줄었다. 가장 큰 이유는 과열 마케팅 때문이다.
통신 4사가 1분기 집행한 마케팅비는 총 2조5217억원이다. 작년 4분기 쓴 2조1770억원 대비 15.8%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2조7804억원에 육박한다.
마케팅비 과다 집행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불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13일부터 각각 45일 동안 사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5월19일까지 순차 정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1주일과 2주일 영업정지도 대기 중이다. 3사가 받은 과징금은 총 304억5000만원이다.
1분기 과열을 주도한 LG유플러스는 빚이 늘었다. LG유플러스의 부채비율은 1분기 200.3%로 전기대비 7.5%포인트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2765억원으로 전기대비 36.2%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가 넘으면 이자율 등 금융거래 불이익이 커진다. 현금성 자산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실탄이다. 실탄은 부족한데 돈을 빌리기도 예전 같지 않아진 셈이다.
1분기를 온전하게 넘길 수 있었던 SK텔레콤은 통신장애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SK텔레콤은 통신장애 보상금을 요금할인 형태로 지급했다. SK텔레콤의 1분기 청구기준(가입비 제외)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3만5309원. 전기대비 341원 떨어졌다. 기존 ARPU 상승 곡선을 감안하면 가입자 1인당 평균 1300원 정도 피해보상이 이뤄진 것으로 추산된다. 362억원 가량이다. 그동안 경쟁력 중 하나로 써 온 품질이라는 가치에 손상이 간 것도 뼈아프다. LG유플러스에 ARPU도 뒤쳐져 체면까지 구겼다.
KT는 통신사업 경쟁력 약화가 지속됐다. 전임 경영진의 실기 탓이다. 신성장동력으로 비통신 영역을 육성한 것은 좋았지만 통신이 버티지 못해 도루묵이다. 무선 점유율 30%도 깨졌다. KT는 올해를 경쟁력 회복의 해로 삼았다. KT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직원 8300여명을 쳐냈다. 구조조정 비용은 1조2000억원이 들었다. 6000억원은 자체 조달 6000억원은 외부에서 빌릴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는 몸집 키우기 중이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 비중 증가에 따른 매출 감소와 집전화 통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분을 인터넷TV(IPTV)와 기업사업이 상쇄하지 못했다.
한편 2분기 역시 통신 4사 전망은 어둡다. 마케팅비는 덜 집행하지만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2분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사업정지 및 영업정지 영향권이다. 아울러 KT는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SK브로드밴드는 무선 사업정지로 유선 경쟁이 심화된 것이 부담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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