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 CEO “티몬 이기기 힘들어 인수했다”
- 티몬, 그루폰 경영 노하우·커머스 기술 도입 계획
- 그루폰 “티몬 전자상거래 1위 만들 것”…강한 투자 의지 보여
“미국에는 ‘적을 무찌를 수 없다면 동지로 만들어라’는 격언이 있다. 우리가 (그루폰코리아) 최대의 적인 티몬을 동지로 만들게 된 이유다”
최근 티몬 인수를 발표한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의 에릭 레프코프스키 대표의 말이다.
그루폰과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루폰(www.groupon.com)에 매각하게 된 배경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레프코프스키 대표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아시아지역에서 사업 초석이 다져졌다”며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루폰이 미국 다음으로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시장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레프코프스키 대표는 티몬에 대한 투자여력에 대해 “그루폰은 부채가 없고 현금으로만 11억달러(약 1조178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며 “에비타지수(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가 3억달러로 여타 전자상거래 회사와 비교해도 재무상태가 건전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티몬이 이 지역에서 해왔던 노력과 함께 그루폰이 건전한 재무상태를 가지고 투자를 충분히 하면 티몬이 한국에서 1위를 하는 e커머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투자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티몬 신현성 대표는 “2013년 들어 단 한번도 적자로 돌아선 적이 없고 2년 넘게 현금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없었다”며 “그루폰에 매각하는 것은 오로지 전략적 결정이었고 대한민국에서 더 빨리 넘버원이 되자라는 생각에 딜이 이뤄졌다”고 매각 배경을 밝혔다.
신 대표는 이어 “그루폰 경영진 9명 중 5명이 아마존 임원 출신”이라며 “티몬이 한국의 아마존, 가장 먼저 찾는 e커머스가 되자고 하는데 아마존을 키운 경영진이 전략적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그루폰에 1305명의 최고수준의 개발자들이 있어서 로컬커머스와 전자상거래 기술을 일부라도 한국에 적용하면 어딸까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그루폰의 티몬 인수로 그루폰코리아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각자 사업 체제를 이어가지만 그루폰코리아가 티몬의 지원 조직이 되는 식이다.
이에 대해 레프코프스키 대표는 “양사 경영진이 접촉해 각자 강점을 결합시켜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협상의 최종목표는 비용절감과 비즈니스를 통합한다는 것보다 티몬이 전자상거래 기업 1위를 할 수 있도록 그루폰코리아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신 대표는 “그루폰에 매각하기로 결정내린 핵심 포인트는 저희가 아직 성장을 추구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그루폰도 티몬이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봤고 공감했다. 한국에서 넘버원 전자상거래가 되고 싶은데 전략적 시너지를 위해서는 (그루폰에 매각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간담회 마지막에 “지금 강자는 오픈마켓이지만 (소셜커머스와 같은) 관리형 e커머스가 궁극적으로 호응을 받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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