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 박병엽 부회장<사진>이 팬택 대표직서 물러난다. 박 부회장은 팬택의 창업주다. 팬택은 지난 1991년 설립된 휴대폰 회사다. 박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는 경영 부진에 따른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24일 팬택에 따르면 박병엽 대표가 이날 채권단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팬택은 이같은 내용을 내일(25일) 사내에 발표할 계획이었다.
팬택은 지난 1991년 설립 후 연간 매출액 3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7년 4월부터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기업구조개선작업은 지난 2011년 12월 종료됐다. 일반폰 ‘스카이’ 스마트폰 ‘베가’ 등이 대표 제품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에도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사퇴는 채권단과 기업구조개선작업 종료 시점에 대한 이견 탓이었다. 기업구조개선작업 종료 확정과 함께 대표직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 사퇴는 지속된 경영환경 악화와 구조조정 때문이어서 복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팬택의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채권단 및 주주에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기업구조개선작업을 마치며 2015년 매출 10조 판매량 4000만대를 예측했지만 시장 상황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팬택은 기업구조개선작업 종료 후 2분기만인 작년 3분기부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판매량도 급감했다. 퀄컴 삼성전자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지만 정상화는 역부족이었다.
박 대표의 사퇴와 함께 팬택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현재 2384명의 직원 중 800여명에 대해 6개월 무급 휴가를 실시한다. 800여명에는 사무직 연구직 생산직 등이 모두 포함된다. 6개월 뒤 회사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이들은 복귀하고 다른 800여명이 다시 6개월간 순환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팬택은 6개월 무급휴직을 포함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오는 25일 사내 공지를 통해 구성원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팬택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인력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국내 적정 판매량이 월간 15~20만대라고 보면 800여명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전했다.
팬택은 지난 3월부터 박 부회장과 이준우 부사장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했다. 박 부회장의 사의로 이준우 대표 단독 대표체제가 된다.
한편 박 부회장은 팬택에서 손을 떼지만 팬택씨앤아이 대표는 유지한다. 아울러 팬택 제품의 유통 등을 맡고 있는 라츠는 구조조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