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 박병엽 대표가 위기 탈출을 위해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처럼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하고 이준우 사업총괄(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박 대표는 외부 투자유치를, 이 대표는 현장경영을 맡는다.
28일 팬택은 경기 김포공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준우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병엽 부회장과 이준우 부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재편했다. 박병엽 대표는 외부 투자자금 유치와 중장기 경영 구상에 집중한다. 이준우 부사장은 현장경영을 담당한다.
각자 대표체제는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 하고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해서 취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도 최근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신종균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등 3인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팬택은 작년 매출액 2조2344억원 영업손실 7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다. 팬택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5년 만이다. 팬택의 실적 악화는 휴대폰 시장이 승자독식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에 따른 영향이다. 팬택은 작년 821만대 휴대폰을 공급했다. 이중 스마트폰은 418만대다. 롱텀에볼루션(LTE)폰은 360만대를 출고했다. 나쁘지 않은 성과다. 하지만 스마트폰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매출과 이익이 집중돼 판매성과가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박병엽 대표는 “특정 제조사 쏠림 현상으로 상반기 흑자였지만 하반기 적자가 났다”라며 “팬택은 위기 일 때 강했다. 강인한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고삐를 당기겠다”라고 말했다.
또 “기술력 상품력이 아닌 브랜드력이 중요해져 팬택은 제품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는 현실에 처했다”라며 “절대 시장은 몇 개 회사 위주로 갈 수 없다. 신규 자금 유치로 브랜드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투자와 지속적 연구개발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택은 올해는 매출 3조원 휴대폰 1000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국내는 3년 연속 스마트폰 300만대 이상을 노린다. LG전자와 2위 경쟁에서 올해 역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스카이’를 대신한 스마트폰 브랜드 ‘베가’ 마케팅을 강화한다.
한편 이준우 신임 대표는 1963년생으로 구미전자공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포항공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팬택계열 중앙연구소장과 팬택 기술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부터 팬택 사업총괄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