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 대표가 밝힌 스마트폰 업계 위기의 원인은?
- 휴대폰 경쟁, 혁신 없는 시대 자본력 싸움으로 변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내 마케팅 비용을 삼성전자 1700억원 LG전자 1100억원 쓴다. 우리는 200억원이다. 제품력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는 시대다.”
28일 팬택 박병엽 대표<사진>는 경기 김포공장에서 열린 제22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75% 감자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팬택은 작년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팬택은 작년 매출액 2조2344억원 영업손실 7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다.
팬택은 이날 보통주 4주를 1주로 병합하는 4대 1 무상감자를 결의했다. 팬택의 현 보통주는 18억1431만2960주 자본금은 9071억5648만원이다. 감자를 하게 되면 보통주는 4억5357만8240주 자본금은 2267억8912만원으로 줄게 된다.
박 대표는 이날 작정한 듯 불공정한 시장 경쟁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만 남은 상황. 기업 규모 및 그룹 계열사 면에서 팬택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박 대표는 “경쟁사는 신제품을 내면 최소 1달 반은 계열사를 동원해 휘몰이를 한다. 여기에 대리점 장려금까지 줘가며 경쟁을 한다”라며 “제품력을 끌어올려 경쟁을 잘 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제품 외적인 자원을 끌어다 쓰는 것인데 이것은 정말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사례로는 ‘옵티머스G프로’를 예를 들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관계를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팬택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토양을 마련키 위해 감자를 했다. 신규 투자금은 연구개발은 물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팬택은 이날 박 대표와 함께 이준우 사업총괄(부사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투자유치 이 대표는 현장경영을 맡는다.
박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구개발에 매진해 제품력 상품력 등은 뒤지지 않게 해왔지만 업계의 혁신이 없어지면서 브랜드력이 있는 회사로 구매가 쏠렸다. 상대적으로 우리는 이런 재원이 부족했다”라며 “애플 삼성 빼면 버티기 싸움이다. 우리 뿐 아니라 모두 난리다. 오래 버티는 구조를 만들면 결국 이기게 된다. 이기면 결국 좋은 날 온다. 제품력 경쟁력 품질 그리고 돈이 있어야 된다. 그러면 좋은 날 온다. 자본 유치에 온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신규 투자는 1000~20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 자본에 대해서도 긍정적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1000억 이상만 들어오면 재무상태 좋아진다. 이를 빌미로 은행에서도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라며 “자본에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히려 중국 쪽하고 결합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박 대표는 소비자 차원에서도 불공정 시장 상황에 대한 이의제기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 권리 확보 차원이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만 있는 시장이 결코 좋은 시장은 아니다. 이마트와 동네슈퍼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라며 “보조금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70만원에 사는 사람 40만원에 사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베가 넘버6 풀HD’처럼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출고가를 낮추는 것과 경쟁사처럼 보조금을 차이 있게 쓰는 것과 어떤 기업이 올바른 경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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