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올해 임원 인사 키워드는 ‘성과’, ‘미래경쟁력’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성과주의,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
올해 LG전자가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 불안 속에서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룬 가전(홈어플라이언스, HA) 사업본부에서만 2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전무급 이상 승진자 가운데 휴대폰(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MC) 사업본부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LG 그룹 내부적으로도 스마트폰 사업이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28일 LG전자는 전무급 이상 12명(사장 2명, 부사장 3명, 전무 7명), 상무 신규 선임 26명 등 총 38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 43명(사장 1명, 부사장 1명, 전무 11명, 상무 신규 선임 30명) 대비 소폭 축소된 것이다.
올해 임원 인사에선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HA사업본부에서만 사장 2명, 부사장 1명의 승진자가 배출됐다. HA사업본부는 혁신 제품 출시 및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활동으로 올해 연간 기준으로 작년 대비 60% 가량 성장한 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76년 고졸 사원으로 입사한 조성진 부사장<사진 왼쪽>은 세탁기 사업을 세계 1등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에서 고졸 출신 사장이 배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조 사장은 승진과 함께 HA사업본부를 이끌게 됐다. HA사업본부장이었던 신문범 부사장<사진 오른쪽>도 사장 승진과 함께 중국법인장으로 보임, ‘중국사업강화’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성과주의 발탁 인사도 눈에 띈다. 전무 2년차로 세계 최대용량 냉장고를 출시한 냉장고 사업부장 박영일 전무는 부사장으로, 이란 경제제재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평균 17%의 매출 성장을 이끈 이란법인장 김종훈 상무도 상무 2년차에 조기 발탁, 전무로 승진했다.
미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사업화에 기여한 인물들이 대거 승진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HE)의 신사업 발굴 및 사업화에 기여한 외국인 임원 짐 클레이튼전무는 부사장으로, 북미 모바일TV 표준화를 주도한 곽국연 수석연구위원은 최초로 부사장급 수석연구위원으로 승진했다. 독자적인 스마트TV 시스템온칩(SoC) 개발을 주도한 최승종 상무는 전무로,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문가인 민경오 연구위원은 전무급 수석연구위원으로 승진했다.
LG 관계자는 “현재의 경영환경이 위기라는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엄격한 성과주의를 반영했다”며 “남다른 고객가치 창출 성과를 낸 인재는 과감히 발탁했고 사업책임자는 단순히 매출액과 손익 등 재무성과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준비를 엄격하게 따져 인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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