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TV 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소니가 대대적인 체질개선 방안을 들고 나왔다.
LCD TV의 핵심 부품인 LCD 패널의 조달 비용을 감축하고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해 수익성 위주의 안정적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체질개선 방안의 주요 골자다.
소니는 삼성전자와 합작 설립한 S-LCD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언급을 자제했지만 체질개선 방안 중 LCD 패널의 조달 비용 감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가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소니는 3분기(2011년 회계연도 2분기, 7~9월) 실적발표를 통해 ▲LCD 패널 조달 비용 절감(40%)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수익 개선(30%) ▲영업 및 연구개발(R&D) 부문의 비용 절감(30%)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LCD 패널의 조달 비용 절감이 개선액의 40%를 차지한다는 점은 삼성전자와 합작 설립한 S-LCD의 지분 매각을 시사한 것이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컨슈머 부문 부사장은 “소니와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 관계가 있고 S-LCD는 그 중 일부”라며 “글로벌 LCD 패널 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계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현재 돌고 있는 (지분매각)소문에 대해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가 S-LCD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는 것보다 국내외 다른 기업을 통해 패널을 조달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S-LCD의 지분 전량을 삼성전자에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LCD 구매선을 다변화하면 지금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부품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내부 분석이 있었을 것”이라며 “도시바 및 히타치 등 일본 업체들과 LCD 연합을 결성한 것도 삼성전자와의 결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소니는 올해 LCD TV 판매 목표도 2000만대로 추가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소니의 올해 LCD TV 판매 목표는 2700만대였고 지난 2분기(3월~6월) 실적 발표에선 이를 2200만대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니는 LCD TV 시장의 성장 둔화와 유럽의 경기 악화로 추가적인 목표 햐향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012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2013년 3월까지의 중기 판매 목표도 4000만대에서 2000만대로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이는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수익성 위주의 안정 기조로 사업을 이끌어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소니는 이를 위해 판매 모델수를 축소하고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강화해 재고 회전율을 2012년까지 10일 더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저가형 TV 제품은 제조업자설계생산(ODM)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소니는 TV 사업의 부진과 엔고의 영향으로 지난 2011년 회계연도 2분기에 270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소폭 흑자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하회한 것이다. 소니는 2011년 회계연도 전체로는 600억엔의 흑자를 낼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뒤집어 900억엔의 순손실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