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전자의 올해 평판TV 판매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밝힌 4000만대 목표는 이미 3050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고 이마저도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26일 LG전자는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680만대의 평판TV(LCD TV+PDP TV)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68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했다. 3분기 680만대를 더하면 올해 누적 평판TV 판매량은 2040만대다.
LG전자가 올해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4분기 1000만대가 넘는 평판TV를 판매해야 한다.
LG전자의 분기 최대 평판TV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세웠던 870만대가 최대 기록이다. 당시 ‘재고떨이’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TV 사업에서 1218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부가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고 전사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 시기에 손해를 보면서 작년 4분기와 같은 ‘밀어내기식’ 판매를 감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이로 인해 LG전자도 투자손익 내역에서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간 추진해왔던 ‘주요 TV 부품의 원가 절감’ 활동에도 차질을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시장 평균 대비 40% 할인된 가격으로 TV 패널을 공급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 내부 임직원의 반발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400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불안의 영향으로 TV 수요가 줄어들자 상반기 결산 경영 회의에서 3050만대(LCD TV 2650만대, PDP TV 40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부사장 사진)도 독일 IFA 현장에서 올해 경영 목표로 내걸었던 평판TV 판매량 4000만대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 부사장은 “당초 예상했던 수요 성장세가 줄어 올해 판매 목표는 변경이 있었다”고 말했었다.
TV 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는 LG전자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는 하나 3분기 대비 전체 평판TV 시장 규모가 37% 늘었고, LG전자의 자체 판매 성장률은 32%에 그쳤다”며 “올 연말 LG전자가 팔을 걷어부친다고 하더라도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평판TV 판매 목표인 4500만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상반기 2000만대 이상의 평판TV를 판매했다”며 “삼성전자에 목표 하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