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웹OS, 매물로 나오나…M&A, 모바일 경쟁 변수 ‘부각’
- HP, 웹OS 모바일 기기 탑재 ‘포기’…윈도 진영 가세 전망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HP도 새로운 정보산업(IT) 시대 격랑의 예외는 아니었다. HP가 PC,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개인 소비자용 단말기 전략 전체를 재정비한다. 작년 4월 12억달러(한화 1조30000억원)를 주고 인수한 팜(Palm)의 사업을 사실상 1년 4개월 만에 모두 접기로 했다.
팜은 스마트폰의 원형인 개인용휴대단말기(PDA) 시대를 연 회사다. 지난 2009년 차세대 웹 언어(HTML5)까지 지원하는 웹 기반 모바일 운영체제(OS) ‘웹OS’를 개발했다. 웹OS 단말 판매는 신통치 않았지만 웹OS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았다. 특히 인터넷 환경과의 호환성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 HP도 웹OS의 가능성을 믿고 팜을 인수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여전히 웹OS는 시장 안착이 쉽지 않다. 스마트폰도 태블릿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18일(현지시각) HP는 웹OS 단말기 개발 및 생산을 중단하고 웹OS 소프트웨어의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웹OS를 다른 업체에 팔거나 HP의 일부 기기의 연결을 지원하는 내장 OS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자체 OS를 보유하지 않은 모바일 기기 업체의 계산이 바빠졌다. 인수합병(M&A)이 모바일 경쟁의 주요한 변수로 부각됐다. M&A는 기술 격차를 단시간에 좁히고 시장에서 차이도 줄일 수 있는 점에서 기업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활용된다. 세계 유명 IT 기업들은 대부분 M&A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M&A설이 끊이지 않는 곳은 휴대폰 점유율 세계 1위 노키아,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유명한 림(RIM), 최근 휴대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전자 등 굵직한 업체가 많다. HP가 이용하기 보다는 웹OS 역시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인수자는 자체 OS를 보유하지 못한 제조사가 될 전망이다. 가격은 HP 인수 당시보다 떨어질 공산이 크다. 기술은 인정받고 있지만 시장성은 의문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분야는 제조사, OS업체, 콘텐츠 업체 등이 얽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조와 OS, 콘텐츠 등 생태계를 수직계열화 한 업체가 유리해지는 추세다. 애플은 이를 바탕으로 노키아도 제쳤다. OS 개발사 구글은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노키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제조사 쪽의 대응은 늦다. 삼성전자 외에는 수직계열화 문제에 대한 대안이 없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OS ‘바다’의 고도화는 물론 단말 탑재 비중을 높일 전망이다. 휴대폰 제조사 쪽에서 출발한 업체 중 자체 OS를 보유한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한편 HP는 이날 웹OS 포기 외에도 PC 등을 생산하는 퍼스널시스템그룹(PSG) 분사를 예고했다. PSG의 단말 사업은 MS 계열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MS는 태블릿을 겨냥해 윈도8부터 모바일 기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주로 쓰이는 암(ARM)계열 AP 지원을 발표한 상태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윈도폰OS가 있다. PC 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윈도 PC-태블릿-스마트폰’으로 개인 보다는 기업 시장에 우선한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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