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왜 오토노미 인수했나… 빅 데이터 시대 본격 대비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HP가 18일(현지시각) 글로벌 검색시장을 이끌고 있는 영국의 오토노미사(社)를 인수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HP는 이번 인수에 현금 102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 42.11달러에 인수하는 것으로 지난 한 달간 오토노미의 평균 주가 대비 58%인 프리미엄을 인정한 가격이다.
오토노미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기업용 검색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쓰리웨어가 오토노미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LG전자∙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오토노미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HP, 빅 데이터 분석에 본격 투자 = HP의 오토노미 인수는 빅 데이터 분석 시장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오토노미를 비롯한 국내외 검색 솔루션 업체들은 단순 검색을 넘어 텍스트 마이닝과 자연언어처리 기술을 이용해 문서로부터 의미를 찾아내는 기술 개발에 몰두해 왔다. 구조화 된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일반 문서에 기업이 필요한 정보가 더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해 비정형 데이터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빅 데이터’ 시대를 맞아 이 같은 비정형 데이터 분석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 돼 왔다. SNS가 고객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는 창구로 각광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분석 요구도 더욱 커졌다.
빅 데이터에 대한 HP의 이 같은 관심은 최근의 일련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HP는 지난 2월 대용량 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웨어하우스(DW) 솔루션인 버티카를 인수한 바 있다.
HP 소프트웨어 그룹은 수 년 동안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를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설정했지만, 지난 해까지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올해 버티카, 오토노미 등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빅 데이터 시대 준비에 나섰다.
가트너 애널리스트인 화이트 앤드류는 이번 인수에 대해 “비정형 정보에 중점을 둔 시장에 매우 눈에 띄는 입장”이라고 평했다.
◆ 국내 검색 솔루션 시장 구도 영향 줄까 = 오토노미는 국산 솔루션 중심의 국내 기업 검색 시장에서는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는 외산 솔루션이다. 하지만 그 명성이 과거와 같지는 않다. 국내 검색 솔루션 시장은 이미 와이즈넛, 코난테크놀로지, 다이퀘스트, 솔트룩스 등 국산 검색 솔루션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고착화됐다.
때문에 HP가 오토노미를 인수해도 당장 국내 검색 솔루션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MS가 글로벌 검색기업 패스트서치를 인수한 후, 한국MS도 국내 검색 솔루션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바 있다.
국내 검색 솔루션 업체 한 관계자는 “검색 솔루션 시장은 더 이상 외산이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에 있다”면서 “HP가 오토노미를 인수했다고 해도 국내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텍스트마이닝 등 비정형 데이터 분석 분야는 다를 수도 있다. 특히 최근 소셜 분석 등에 대한 시장이 열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HP도 이 분야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체 한 관계자는 “오토노미는 국내 솔루션 기업보다 오래전부터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투자해왔다”면서 “이 분야는 국내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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