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었다. 전통적 휴대폰 제조사와 스마트폰 전문업체간 대결에서 운영체제(OS) 업체간 대전으로 바뀌고 있다. OS만 만들던 구글이 직접 스마트폰 제조에 뛰어든다. MS도 노키아를 내세워 본격 참전을 예고했다.
15일(현지시각) 구글이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의 개발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47.7%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의 iOS가 18.5%로 2위다. 심비안, 블랙베리, 윈도가 뒤를 잇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유가 특허 때문이라는 관측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안드로이드 OS 단말기 맹주를 노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OS는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생태계가 완비된 상황이다. 구글이 제조까지 하게 돼 다른 제조사가 이탈하더라도 30% 이상 점유율을 가져가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제조사 1위로 뛰어오른 애플은 OS-단말기-애플리케이션(앱) 마켓으로 이어지는 스마트폰 생태계를 완비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OS-단말기-앱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애플은 내년에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 1억대 이상 판매고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구글이 검색광고를 주력으로 삼았던 회사라는 점에서 다른 제조사와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단말기 제조 사업에 올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글이 모토로라를 애플 정도 규모로만 끌어올려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당장 HTC와 삼성전자가 각각 안드로이드 OS의 표준으로 여겨지는 레퍼런스폰 제조로 지명도를 끌어올린 것처럼 모토로라의 브랜드 상승 등이 예견된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모토로라 점유율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MS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의 최대 수혜자다. 그동안 안드로이드에 집중해왔던 제조사는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특허 문제도 남아있다. 모토로라의 기술 특허가 MS가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제기하고 있는 특허를 상쇄할 가능성은 낮다. 또 3분기 MS는 노키아와 손을 잡고 윈도폰 OS 단말기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노키아는 17일경 첫 윈도폰 스마트폰을 발표할 예정이다. MS의 노키아 인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 경쟁은 애플과 구글 및 MS와 공생하는 제조사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MS의 제1파트너인 모토로라와 노키아의 영향력 증가가 불가피해 삼성전자와 HTC 등 안드로이드로 급성장한 업체는 물론 LG전자 팬택 소니에릭슨 등 후발주자의 타격이 예상된다. 아직 초기 시장인 태블릿PC는 여파가 더 클 전망이다.
자체 OS를 보유한 삼성전자 외 제조사는 구글과 MS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위험성이 높아졌다. 가격 우위를 지닌 중국업체와 대결은 더욱 험난해졌다. 더구나 MS가 노키아를 인수할 경우 윈도폰도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인텔의 미고 OS나 리모 등 다른 OS는 아직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