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난 19일(미국시각)부터 5일간 개최된 오라클의 비즈니스 및 기술 컨퍼런스인 오픈월드 2010이 막을 내렸다. 오라클은 이번 행사를 통해 엑사로직 엘라스틱 클라우드, 퓨전 애플리케이션 등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며, 향후 오라클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사실 이번 행사에 앞두고 행사의 내용보다는 마크 허드 전 HP CEO를 둘러싼 오라클과 HP의 입씨름이 더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오라클맨이 된 마크허드가 기조연설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HP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하지만 막상 행사의 막이 올라가자 이 같은 가십거리들은 참가자들과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오라클이 내놓은 새로운 개념의 제품과 기술에 더 많은 눈길이 간 것이다.
특히 오라클은 이번 행사를 통해 IT업계가 가졌던 의구심과 불신을 상당수 해소했다. 자바, 마이SQL, 스팍 프로세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기술들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보유했던 것들로 기존 오라클의 제품이나 문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는 것들이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과연 오라클이 이들 제품을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지 의문을 품어왔다.
하지만 오라클은 이번 행사에서 자신이 이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몸소 보여줬다. 마이SQL은 5.5 릴리즈 후보가 이번 행사에서 처음 선보였고, 스팍 T3가 탑재된 시스템도 소개됐다. 자바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매우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오라클은 썬을 인수한지 2년만에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났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었던 오라클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썬의 하드웨어 사업을 오라클이 자사의 DNA에 이처럼 쉽게 이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오라클이 썬의 제품과 기술을 기존 자사의 제품과 기술에 어떻게 접목시키고, 어떻게 혁신해 나갈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번 오픈월드 2010은 오라클의 저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축제였으며, IT업계의 불신을 스스로 걷어내는 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