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통시장 경쟁트렌드, 공짜폰서 요금·서비스로 바뀌나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기자]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요금인하 방안을 전격 발표함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경쟁 트렌드가 변화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단말기 보조금을 장기가입자에 대한 통화료 할인으로 전환되면서 사업간의 무분별한 가입자 유치경쟁은 잦아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2년 이상 장기이용자를 대상으로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재약정을 할 경우 약정기간과 이용요금에 따라 요금을 할인해주기로 했다. LG텔레콤 역시 18~24개월을 약정한 가입자에 대해서는 기본료 및 요금을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집중됐던 보조금 혜택이 우량 장기고객으로 돌아간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주요 경쟁도구는 보조금, 즉 공짜폰 지급을 통한 경쟁사 가입자 유치가 중심을 이뤘다. 특히, 지난해 3월 보조금규제 일몰과 WCDMA 시장이 꽃을 피우면서 공짜폰을 앞세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지난해의 경우 3월부터 4개월 연속 번호이동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에도 지난 6월 무려 147만명이 번호이동을 하며 월별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는 휴대폰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에 6조 가까운 돈을 썼다. 매출액의 28%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폰테크'. '메뚜기족'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지만 정작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이통사들은 점유율은 제자리 걸음에 출혈경쟁으로 수익은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도 올해 7월 급기야 이통사 CEO들에게 “보조금을 요금인하에 사용해달라”는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내년에 예상되는 장기가입자 요금할인 규모는 SK텔레콤 5510억원, KT 1526억원 등이다. 여기에 무선데이터 요금 인하, 선불요금 인하, 청소년 요금 인하 등 내년 한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통신요금은 총 1조5천억원 수준이다.

이동통신 업계는 이번 요금인하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체를 상쇄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비용통제가 화두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가입자 유치경쟁은 사실상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사업자들 역시 소모적인 번호이동 경쟁에 대해서는 충분히 염증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요금인하를 계기로, 가입자 유치경쟁의 큰 틀은 단말기 보조금에서 요금 및 서비스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해 보조금규제가 폐지될 때만해도 사업자들은 의무약정이 시행되는 만큼, 무분별한 보조금경쟁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동통신 시장 특성상 한 사업자가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설 경우 나머지 사업자들도 동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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