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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본격화… 위험가중자산(RWA) 은행 줄이고, 증권 늘리고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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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은행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자산 리밸런싱에 나선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증권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은 반대로 위험자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우리금융지주가 추진하는 비은행 강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우리은행이 보유한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임으로써 우리투자증권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겠다는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183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191조원, 같은해 4분기 186조원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연속 대출 잔액이 줄었다.

기업대출 규모가 줄어든 건 최근 우리은행이 실시한 자산 리밸런싱에 기인한다. 역마진 혹은 저마진 여신을 줄이고 신성장 기업 대출 등 우량 여신을 적극 유치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작년 말부터 우리은행은 부실여신을 성공적으로 줄일 시 핵심성과지표(KPI)에 있어 기존보다 배점을 10점 높게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본부 및 영업 부서, 리스크관리 부서가 참여하는 '주간 자산 리밸런싱 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자산 리밸런싱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하는 건을 의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우리금융에 자본비율을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은행이 대표적인 RWA로 분류되는 기업대출을 감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투자증권은 위험자산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공모로 발행된 회사채 가운데 95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한 달 동안 42개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우리투자증권이 손 댄 곳이 7곳에 달한다. 6개 기업 중 1개 꼴로 우리투자증권이 회사채 시장에서 활약한 셈이다.

기업대출과 마찬가지로 회사채가 증가하면 RWA 역시 늘어나게 된다. 한 마디로 우리은행과 정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금융그룹 두 계열사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강화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본 확충을 꾀함과 동시에 증권사를 밀어줌으로써 비은행 강화 역시 이룩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제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은 우리투자증권으로선 지금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위험자산 투자가 수익률이 괜찮은 만큼, RWA에 얽매이지 말고 투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계열사가 RWA 잔액을 줄이면 그만큼 다른 계열사가 RWA를 추가로 보유할 수 있다"며 "우리투자증권이 과감하게 나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 또한 지난달 25일 진행된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위험자산 투자는 증권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증권 강화로 인해 RWA가 증가하는 우려에 대해선 은행과 여신 자회사의 자산 리밸런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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