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선 2025] 관세 해법 두 갈래…이재명 ‘유연’·김문수 ‘신속’ 대응론

이안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좌)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좌)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미국이 압박한다고 미국이 압박한다고 우리가 먼저 나설 필요는 없다.”vs “신뢰가 있을 때 관세 문제도 풀린다.”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18일 열린 제21대 대선후보자 TV토론에선 차기 정부 통상 전략을 둘러싼 대선후보간 입장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유연하고 전략적인 협상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신속한 정상외교를 해법으로 제시하며 대비되는 주장을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대해 “우리가 먼저 서둘러 조기 타결에 나설 필요는 없다”며 “중국과 일본처럼 섬세하고 유능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수출 시장이나 품목을 다변화하고, 내수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압박에 일방적으로 응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 중심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문수 후보는 이와 달리 통상 현안을 한미 정상외교 핵심 의제로 삼아 속도감 있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선 즉시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며 “주한미군, 북핵, 중국 문제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관세 유예 종료 전에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단언했다.

외교 전략을 둘러싼 두 후보 시각차도 분명했다. 김 후보는 “한미동맹은 외교와 경제 기본 축이며, 여기에 기반해 중국도 한국을 외교 상대로 존중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안보 동맹으로서 한미관계는 매우 중요하지만 외교는 국익 중심 실용적 접근이 핵심”이라며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일부러 적대적으로 몰고 갈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상대가 거칠게 나올수록 우리는 냉정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감정이 아닌 ‘계산 위의 국익’이 통상 전략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전략 산업 국제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통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에너지·디지털 인프라 전략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전남 해남에 풍력 기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소개하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풍력은 태풍이 불면 가동을 멈춰야 하고 ESS도 2~3일 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며 “풍력 발전 제조·운영 상당 비중이 중국에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에너지원으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각 정당 후보들이 제시한 통상 전략은 실용적 접근부터 외교 속도전, 기술 기반 해법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여기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트럼프 관세 정책을 ‘약탈’이라고 규정하며 국제 연대를 통한 다자외교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 주권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에게 레드카드를 보낸다”고 발언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