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대선 2025] "자영업자 빚 덜어줘야 vs 규제 풀어 숨통 틔워야"…해법 갈린 '민생 경제'

최규리 기자
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18일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첫 TV토론에서 후보들은 침체된 내수경제와 무너진 자영업 생태계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고금리·고물가·고정비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또는 개입을 줄이고 시장 기능을 회복시켜야 하는지를 두고 각 후보의 입장이 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부 책임론'을 내세웠다. 그는 "내수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며 "골목상권이 죽고 있다. 지금처럼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히 코로나 시기 정부의 정책금융을 돈을 빌려준 정책이라 비판하며 "일부 정책자금 대출은 탕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정부가 빚을 져서라도 서민경제를 살려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자영업자의 '현실적 부담'에 주목하며 규제 완화와 직접 지원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 채무를 조정하고, 소비 진작과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기업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판갈이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업을 비롯한 민감 업종에 대한 특별 지원도 언급했다.

두 후보는 자영업자 부채 해소 방안을 두고도 입장 차를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다른 나라는 코로나 시기 국가가 부채를 안았지만, 한국은 국민에게 빚을 떠넘겼다"며 "지금이라도 정책 대출의 일부는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는 "부채 감수는 불가피할 수 있지만 이미 지나간 사안"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생존 대책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소상공인 대책을 '구조적 해법'에서 찾았다. 그는 "지금처럼 무작정 돈을 풀면 자영업자는 재료비와 임대료만 올라갈 뿐"이라며 "포퓰리즘이 아닌 생산성과 경쟁력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을 지역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겠다"며 자영업자의 고정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자영업자를 포함한 '불안정 노동자' 보호를 강조했다. 그는 "고용인 없는 자영업자,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등 1300만명이 최저임금도,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대기업과 고소득자에게 공정한 책임을 물어 그 재원으로 자영업자 등 서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정년 연장, 노동시간 유연화, 노란봉투법 등 자영업 현장과 직결된 쟁점도 논의됐다. 김문수 후보는 "52시간제 예외를 확대해 산업 속도전에서 살아남게 해야 한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기존 유연근무 제도로도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권영국 후보는 "노동시간 연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건 시대착오"라고 일갈했다.

이번 토론에서 드러난 자영업 대책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이재명·권영국 후보는 정부 개입 확대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규제 완화와 시장 자율 복원을 강조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들이 내세운 자영업자 표심은 주요 승부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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