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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지난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은 장다혜 작가의 사극 미스터리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여기서 탄금(呑金)이란, 삼킬 '탄'과 쇠 '금'자를 붙인 말로 '금을 삼키다'라는 부제와 동일한 의미다. 탄금의 뜻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먼저 금을 삼키는 행위는 고대사회의 형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귀한 부의 상징이었던 금을 삼키게 함으로써 스스로 부를 종식시키게 하는 끔직한 형벌인 셈이다. 이는 보통 고위 관료나 귀족·외척 세력에게 행했던 형벌로, 일종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치로도 활용됐다.

부의 척도이자 가장 고귀한 물질로 여겨졌던 금을 통해 죽음을 선사한다는 것은 삼대를 멸하고 신분을 박탈시킬 정도로 왕에게 분노를 샀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생전 부와 명예를 쫓던 귀족들에게 탄금형은 자신 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사회 최하층민으로 떨어지게 되는 최악의 형벌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탄금은 가장 고통스러운 형벌의 의미로 사용돼 왔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자신의 목표나 이상향을 쟁취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 금이 부의 상징이긴 하나 사랑, 명예, 권력, 건강 등 자신이 가장 중요 시 하는 최고의 이상향으로 해석한다면 이를 삼키는 행위를 통해 쟁취했다는 긍정적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은 이 두 가지의 뜻이 모두 품고 있다.

탄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가 쫓는 자신만의 '금'을 향해 나아간다. '심열국(박병은 분)'은 자신의 야망과 부를 위해 조강지처를 버리는가 하면, '한평대군(김재욱 분)'의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위해 어린 아이들을 바치는 등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는다. '민연의(엄지원 분)' 역시 실종됐던 홍랑이 돌아오자 어떻게든 그를 앞세워 상단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그림 외에는 관심이 없는 왕의 유일한 형제 한평대군은 어린 아이의 몸에 그림을 새겨 넣고, 종국엔 이들을 '인간 부적'으로 만들어 본인이 '신'이 되려는 계획을 세운다. 신이 되려는 계획은 왕위에 오른 것을 넘어선 초월적권력과 명예를 의미한다.

이와 달리 '심무진(정가람 분)', '심홍랑(이재욱 분)', '심재이(조보아 분)'는 사랑하는 마음(연모)에 자기 자신을 내던진 인물들이다. 명예를 위해 심열국을 배신한 심무진은 그렇게 해서라도 성공한 후 이복 누이인 심재이와 혼인을 하려 한다. 의심과 반목의 연속이었던 심홍랑과 심재이 또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지만 이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금을 삼켰을까.

결론은 아니다. 작 중 부와 명예를 쫓았던 인물들은 머리에 총(총알 쇠붙이)을 맞거나, 칼(쇠붙이)에 베이는 끔찍한 최후를 맞았다. 연모로 인해 인생을 내던졌던 불나방 같은 인물들 역시 웃지 못했다. 심재이는 아버지가 이끌던 상단을 맡은 후 재물을 베풀며 살아가지만 자신을 지켜주던 심무진과 심홍랑과는 함께 하지 못한다. 막바지 심홍랑이 살아 돌아온 듯한 연출이 이어지지만 설원에 등장한 심홍랑의 모습이 또 한 번 교차된다.

이처럼 탄금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 해 살아가지만 행동과 방식은 천차만별인 인간 군상들을 보여준다. 어쩌면 탄금은 이 지점에서 '맹목적인 목표 쟁취는 오히려 족쇄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돈, 명예, 사량, 권력 그 어떤 목표라도 지나친 것은 모자람보다 못 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작금의 세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