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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풀가동' SK하이닉스 1Q도 '훨훨'…관세 영향에도 '증설 속도'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매출 17.6조원, 영업이익 7.4조원…1분기 기준 최대 실적

2Q HBM3E 12단, 생산의 절반…HBM4 올해 양산 돌입

관세 불확실성 HBM 영향 제한…주요 고객 주문 변동 無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정문.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정문. [ⓒSK하이닉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SK하이닉스가 AI 수요 확산과 고부가 메모리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며 HBM(고대역폭 메모리) 중심의 수요가 이어졌고, 이에 SK하이닉스는 전방위적인 제품 믹스 개선과 공급 대응으로 실적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 순이익 8조10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42%, 순이익률은 46%로, 각각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이상 개선됐다. 이번 성과는 역대 최고였던 지난 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특히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 17조2803억원, 영업이익 6조5929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SK하이닉스는 매출 기준 3600억원,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8500억원 넘는 초과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AI 경쟁 심화와 함께 주요 고객사들의 메모리 재고 축적 수요가 겹치면서 시장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라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수익성을 달성하며 체질 개선의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선 고수익 제품의 출하 전망과 생산설비 확대 계획, 관세 영향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HBM 사업의 성장 전망과 AI용 신제품 공급 확대, 관세 정책에 따른 수요 변화 등을 설명하며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HBM 제품의 경우 "2분기에는 전체 HBM3E 출하량 중 절반 이상이 12단 제품이 될 것"이라며 전환 속도를 재차 확인했다. "고객 수요는 불확실성에도 견조한 상황"이라며, 기존 생산 탭의 제품 믹스를 조정하고 자원을 재배치하는 등 공급 안정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HBM3E 12단 제품. [ⓒSK하이닉스]
HBM3E 12단 제품. [ⓒSK하이닉스]

또한 2026년 주력 제품이 될 HBM4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다. "올해 내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며, 차세대 시장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AI 관련 수요 확대에 따라 PC·서버용 신제품도 시장 반응을 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PC용 고성능 메모리 모듈인 LPCAMM2는 1분기부터 일부 고객에 공급하고 있으며, AI 서버용 저전력 모듈인 소캠(SoCAMM)은 수요 본격화 시점에 맞춰 공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관세 정책 변화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HBM은 고객과 1년 단위로 물량을 계약하는 구조라 당초 계획된 판매에는 변동이 없다"라며 "AI 서버 수요는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며, 일부 IT 소비재는 오히려 수요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생산설비 투자와 관련해서는 "용인 M15X는 1분기 착공해 2027년 2분기 준공 목표로 진행 중이며, 청주 M15X04 라인도 올해 4분기 오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전체 투자(Capex)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김우현 CFO는 "설비투자는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며 '투자 효율성 중심' 원칙을 재확인했다.

재무 구조도 안정적이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4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차입금 비율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29%, 11%로 낮아지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리더십을 강화하고, 시장 조정기에도 차별화된 실적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중장기 경쟁력 확보 의지를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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