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지난달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억2000만달러(약 1749억원)를 넘어섰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것으로, 연초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K라면 수출이 올해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지 주목된다.

12일 관세청과 한국무역통계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1억2115만3000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290만2000달러)보다 30.4% 증가한 수치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액이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 누적 라면 수출액은 2억2864만2000달러(약 333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7865만3000달러) 대비 28.0% 늘었다. 수출량도 5만7190톤으로 30.2% 증가했다.

K-콘텐츠의 인기가 확산하고 간편식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라면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라면은 한국 농식품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2015년부터 10년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도 20%에 달한다.

국내 라면업체들도 해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이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농심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 또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에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공장이 내년 하반기 본격 가동되면 농심의 해외 시장 공급량은 연간 27억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양식품도 해외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6월 완공을 앞둔 밀양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량 증가로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는 라면을 포함한 국내 농식품 수출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K-푸드의 최대 수출 시장인 만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변화에 따라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 정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