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농심이 오는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을 비롯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신라면은 50원, 새우깡은 100원 오른다.

농심은 6일 "2023년 7월 정부의 가격 인하 권고에 따라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낮췄으나, 이번 조정으로 2023년 6월 수준으로 환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 신라면 가격은 950원에서 1000원으로,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농심은 이번 조치를 통해 전체 라면 및 스낵 브랜드 56개 중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올린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주요 제품별 인상률(출고가 기준)은 신라면 5.3%, 너구리 4.4%, 안성탕면 5.4%, 짜파게티 8.3%, 새우깡 6.7%, 쫄병스낵 8.5% 등이다.

농심 관계자는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로 인상 압박을 견뎌왔으나, 원재료비와 환율 상승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하기 전에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라면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팜유, 전분류, 스프 원료 등의 구매 비용 증가와 함께 평균 환율과 인건비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비용 부담 속에서 농심(별도 기준)의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3년 4분기에는 1.7%까지 떨어졌다.

농심은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에서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에 대한 할인 및 증정 행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가격 인상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롯데웰푸드, SPC 파리바게뜨 등도 원재료비와 환율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앞서 2023년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하면서 농심은 신라면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오뚜기도 스낵면, 참깨라면, 진짬뽕 등 15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인하했으며, 삼양식품 역시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등의 가격을 내렸다.

농심이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의 가격을 올리면서 경쟁사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